“주인공은 주님이십니다”
“주인공은 주님이십니다”
  • 전태규 목사 (감리교 31대부흥단장, 서광교회)
  • 승인 2023.03.1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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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규 목사.
전태규 목사.

영국 박물관 앞에 가면 새의 모양을 한 조각상이 있다. 이 새의 이름은 ‘기회’라고 부른다. 이런 이름을 부르게 된 동기는 기회가 올 때 새의 목을 잡아야지, 꽁지를 잡으면 미끄러져 빠져 나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시기적으로 부흥단체들이 총회를 하고 앞으로 1년 동안 이끌어갈 새로운 부흥 단장들을 선출하며 취임식을 하는 때다. 감리교단 총회 산하에 감리교 전국 부흥단이 있고, 각 연회 산하에 12개 부흥 전도단이 해외까지 조직되어 있다. 감독이 교회행정을 총괄하는 직무라면, 부흥단장은 감리교인들의 영성을 불러 일으키는 일을 감당하는 직무라고 볼 수 있다. 역대 감리교단을 이끌어 오신 감독님들 중에는 부흥단장을 지내신 분들이 월등하게 많음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과거 이민구 목사님이 부흥단장 하실 때 취임식에서 축사를 하신 최세웅 감독님은 부흥단장하는 것이 감독 되는 것 보다 더 어렵다 라고 하였다. 나는 아버지의 권유를 따라 1993년에 부흥단에 입단하여 서기 4년, 회계 1년, 상임총무, 상임부단장을 거쳐 2009년에 31대 대표단장을 지냈다. 베드로처럼 부흥단에서 잔뼈가 굵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내가 금년은 특별히 축하해줘야 할 사람이 있다. 그는 벌써 수년 전에 내게 예약하였다. 하나님의 은혜로 조금 시기가 앞당겨 졌을 뿐이다. 그는 경기연회 부흥단장으로 취임하는 강형식 목사다. 

그렇게 기다려온 분이기에 나는 그를 진정 축복하는 마음으로 축사를 전해주고 싶다. 먼저 지난 1년간 부흥단을 위해 수고하신 권요섭 단장님의 노고에 치하와 박수를 보낸다. 지금은 마음이 시원섭섭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섭섭함은 사라지고 짐을 벗어 시원할 것이다.

나는 취임하는 단장에게 세 가지 축사를 전한다. 첫째, 그는 진짜 착한 사람이다.

나는 그동안 여러 부흥단체서 일하다가 은퇴 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예수님처럼 12명을 모집하여 그동안 끈끈한 정을 나누며 지내왔다. 그렇게 시작된 모임이 벌써 10년이 지났다. 우리 모임의 이름은 ‘바나바회’이다. 

회칙도 없고 본래는 회비도 없었다. 오직 한가지 자격만 있는데 그것은 해외 나가서 싸우지 않을 사람이다. 기드온 300명 용사와 같은 사람이다. 회장은 성자 같은 김창기 목사를 세우고 나는 총무로 섬겨왔다. 장기집권을 해도 회원들의 쿠데타는 아직 없다. 이 모집에 선발대로 뽑힌 사람이 오늘 취임하는 주인공이다. 

그의 아내도 남들이 꺼리는 일을 자청하여 도와주므로 행사 때면 협동총무로 봉사한다. 이런 분이 단장이 되었으니 그가 누릴 모든 권위는 내려놓고 연회와 부흥단을 위해 솔선수범 섬김의 본을 보여 줄 것으로 믿어져 먼저 축하를 보낸다. 

둘째, 나의 아버지 부흥사의 첫 열매다. 나의 아버지가 주로 부흥회 다니신 곳은 충청도 지역이고, 그 중에서도 아산지역이셨다. 내가 부흥회를 나가면 나의 아버지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을 여럿 만났다. 화천교회 부흥집회서 성령의 불을 받고 목회자가 된 사람 중에 강형식목사, 윤영환 목사가 있다. 강 목사는 감리교의 모체인 공주 영명고등학교서 공부하며 서울대를 권유할 정도의 실력파다. 신학교 졸업식에서는 논문상을 받았다. 기독교 언론의 문학상 공모에서 당당하게 입상하여 후에 시집을 출판하여 지금도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탕정중앙교회 집회서 은혜받고 주의 종 된 사람 중에는 성결교단 조세환 목사가 있다. 이분은 평신도로 성령의 불을 받고 신학교에 왔는데 뜨거움에 손이 검게 탔다. 또한 의사 되려고 준비하던 고등학생이 아버지 집회를 계기로 목회 길로 돌아선 서철 목사도 있다. 

이런 연유로 내가 부흥단장 취임할 때 사회도 봐주고, 송년회 겸 부흥설교집 출판기념회 때는 장소를 그가 담임했던 상동교회서 가졌으며 부흥단 행사로는 최초로 성대하게 베풀어 준 것이 고마움으로 남아있다. 그때 그 자리에 상동교회 장로시며 당시 협성대 최문자 총장님이 순서도 맡지 않고 겸손하게 조용히 뒤에 앉아 계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지나온 세월은 언제나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셋째, 선교에 불타는 사람이다. 그가 철원 신술교회 목회하던 시절에는 그 교회 홀로되신 김0자 권사께서 일 다니면서 적금을 들어 모은 돈으로 나의 아들이 선교사로 사역하는 동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 불법 이민자 자녀들이 다니는 임마누엘학교에 교실 두 칸을 짓고 첫 번째 봉헌식을 하였다. 또한 과거 소속된 남양지방 연합집회서 강사님이 네팔선교에 대한 말씀을 전하실 때 사모님 가슴에 뜨거움이 와 즉석에서 손을 들어 작정하고 후에 회갑을 위해 모아놓은 수천만 원을 성전 짓는 일에 기념으로 봉헌하였다. 수십 년간 목회 하였지만 성령의 감동을 자주 받아 그 때 마다 마리아의 옥합을 깨어 드림으로 아무것도 가진 것은 없으나 하나님은 자녀를 통해 축복하시는 것을 지금 눈으로 보고 있다. 지난날 아프리카 케냐 선교지를 방문하고 온 뒤로 그는 선교사의 꿈을 꾸어왔다. 또한 언제든지 기회만 오면 아프리카로 건너가 남은 생애를 선교에 불태울 각오다.

생각하니 이만큼 준비된 사람도 흔치 않을 것 같다. 경기연회가 부흥단장 만큼은 잘 뽑았다. 취임식을 위해 서울 영천교회를 섬기는 동생 장로는 여러 날 서울서 내려와 전기공사를 설치하였고, 자녀들은 옥합을 깨어 취임식을 준비하고, 사모님은 통 크게 부흥단장 활동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마음먹었으니 우리 하나님은 좋으신 분이며 부족함이 없으신 분이다.

최 사모님께서 내 방송 칼럼을 보고 “목사님 멋지십니다”, 이런 문자를 보내주셨다. 나는 곧 바로 “다음 주일 주인공은 사모님이십니다”, 라고 답을 보냈다. 그는 내게 질세라 답을 보내주셨다. 그 답은 나를 KO 시켰다. “주인공은 주님이십니다”. 그렇다. 가나의 혼인 잔치에 주님이 초대되어 부족함이 없었듯이 이번 취임식에 주님만 초대되면 부족함이 없고 기쁨이 충만할 것이다.

나는 오늘부터 그가 단장을 잘 마치도록 기도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바나바회가 힘써 도울 것이다. 한 평생을 부흥단체에서만 살아온 나로서는 더 축하할 일이 많지만 전국부흥단장 될 때를 대비하여 조금은 남겨두며 축사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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