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밥 한 숟갈에 어둠이 드리워지고 있다 이젠 살려는 몸부림도 그런 의지도 신기루의 빛 조각일 뿐 허공으로 질러대는 헛되고 헛된 것* 차가운 밤이 침묵에 삼켜진다
겨울을 어떻게 지낼까 비에 젖은 한 벌의 옷은 이젠 그런 걱정과 두려움도 일 년에 한 번 먹어보던 따뜻한 한 끼 밥에 대한 꿈도 사회적 빈곤층엔 사치스러운 투정인가
어둠을 가르며 가냘프게 들려오는 마지막 한 마디, ‘닳고 휘어진 숟가락이지만 내 가는 길에 묻어주오…’ 쓰다가 멈춰진 얄팍한 일기장에는 시간도 멈춰있었다 4/8, 17:45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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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도서 1장 2절에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라는 성구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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