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를 드리다 생각나거든 
예배를 드리다 생각나거든 
  • 전중식 목사(전주 산돌교회 원로)
  • 승인 2024.07.08 0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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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중식 목사.
전중식 목사.

오래 전 상영된 영화 "밀양"은 값싼 은혜를 조롱하는 예언적(?)인 영화였습니다. 자식을 죽인 유괴범을 용서하려고 찾아간 엄마가, 오랜 가슴앓이 끝에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범인을 용서하려고 면회합니다. 그런데 이미 용서를 받고 자유하며 평안하다는 유괴범의 천연덕스러운(?) 말에 엄마는 뚜껑(?)이 열려 폭발합니다.

내 자식을 죽였는데, 내가 아직 용서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누가 그놈의 죄를 용서할 수 있느냐고. 은혜 지상주의가 판치는 현실 한국교회를 향한 따끔한 충고가 될만한 영화였습니다.

그러나 "밀양"이후에도 한국교회는 여전히 은혜 지상주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은혜는 소중합니다. 은혜로 구원을 받았으니깐요.(엡 2:8-10) 그러나 그 은혜가 "값싼 은혜"가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값싼 은혜는 조롱을 받으니까요. 사실 값싼 은혜는 진정한 은혜가 아닌 사이비 은혜입니다.

사이비. 비슷하지만 아닌 것, 진짜 같지만 가짜. 은혜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짝퉁. 진품이 아닌 방품.

하나님께서는 조롱을 당하지 않으시지만 값싼 은혜를 추종하는 입으로만(?) 신자들 까닭에, 하나님의 이름이 조롱을 당합니다.(롬 2:24)

오늘도 강단마다 값싼 은혜가 흘러넘칩니다. 

속죄 없는 구원. 믿기만 하면 죄사함. 경건 없는 교회생활. 십자가 없는 영광과 축복. 자기 부정 없는 싸구려 짝퉁 은혜를 남발합니다.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마 5:23-24)

예물은 언제 드립니까? 제사할 때 드립니다. 즉 예배할 때 드리는 것이 예물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뭐라 말씀합니까?

예배를 드리다가도,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생각나거든, 예배 보다 먼저 형제와 화해하라는 것입니다.

뒤집어 말하자면 예배는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자신의 행위를 반추하며 문제를 찾아내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문제가 발견되거든 최우선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입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아니하면 하나님께서 그 예물을 받지 아니하십니다. 하나님께서 그 사람의 제사나 예배를 열납하지 아니하신다는 말씀입니다. 가인과 그 예물을 받지 아니하신 것처럼.

물론 믿음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우선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과의 관계가 정상화된 사람이라면 당연하게도 형제에게 원망들을 일을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하나님께 진정으로 용서받은 사람이라면 당연히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긴 원망을 해결하려고 애를 쓸 것입니다. 그 사람과 화해하기 위해 모든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만약에 사람과의 화해를 위한 수고나 애씀이 없다면 그것은 값싼 은혜요, 짝퉁 구원이며, 아편과 같은 마약 수준의 환각제일 뿐입니다.

예배는 소중합니다. 그러나 예배 지상주의는 경계해야 합니다. 은혜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값싼 은혜는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예물은 마땅한 의무이자 축복의 통로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도리를 망각한 예물은 하나님께서 결코 열납하지 아니하실 것입니다.(신 23:18)

신앙의 우선 순위는 당연히 하나님입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우선 순위가 해결된 사람이라면 예물을 드리다가도 원망들을 일을 찾아내서 먼저 화목하기를 힘쓰는 사람입니다.

과연 나는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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