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하늘 아버지
아버지, 하늘 아버지
  • 전중식 목사(전주 산돌교회 원로)
  • 승인 2024.08.2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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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중식 목사.
전중식 목사.

무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연일 35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니,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열사병에 조심하라는 문자가 쉬지 않습니다. 열대야를 넘어, 초열대야를 찍는 지방도 있습니다.

열대야라는 말 조차 생소하던 시절, 서울에서 부교역자로 교회를 섬겼습니다. 기상관측 이래 무더위와 열대야가 가장 심하다던(?) 해에, 내가 살던 교회 사택은 3층 슬라브 집에서 맨 꼭대기 3층이었습니다. 지금은 장성하여 가정을 이룬 딸과 아들이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입니다.

자정이 넘어도 한 낮 불볕에 데워진 건물은 식을 줄 모르고 열을 뿜어대니 쉽게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에어컨은 목사 그것도 부목사인 시절이라, 언감생심 꿈조차 꾸지 못하던 시절입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던 딸은 그나마 더위를 견디고(?) 잠을 자지만, 더 어린 아들은 이마에 땀을 송글송글 맺힌 채 뒤척입니다. 아들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잠자기 힘들어 뒤척히는 작은 몸뚱아리를 보노라니, 애잔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범대학 재학시절 교생실습을 했던 학교에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슬라브 옥상 위에 물을 가두었다던 교장 선생님의 치사가(?) 떠올랐습니다. 

그래, 옥상에 물을 뿌려보자. 왜 그 생각을 이때까지 못했지?

한밤중에 옥상에 올라가니 슬라브 옥상이 뜨겁습니다. 혹시나 하고 신발을 벗어보니, 뜨거워서 발을 딛기 힘듭니다. 아내와 연합해서 옥상에 물을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물을 받아 나르고 나는 좁은 비상계단을 물통을 들고 오르내리며 옥상에 물을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30년이 지났습니다만 아직도 그때 들은 소리가 귀에 남았습니다.
찌지지지지지~ 찌지지지지지~ 찌지지지지지~

물을 예닐곱 통 부을 때까지는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전을 붙일 때 나는 소리가 그치지를 않았습니다. 물론 처음에 물을 부었을 때는 물을 붓는 순간 부었던 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전붙이는 소리가 잦아들자 물이 빠져나가는 구멍을 막고 물을 부으니 30평쯤 되는 옥상에 물이 조금씩 차오릅니다. 뜨거웠던 물이 점차 미지근해지더니 마침내 물의 시원함이 느껴지기까지 아내와 함께 온 몸이 땀범벅이 되기까지 수고(?)를 했습니다.

한밤의 물붓는 소동(?)을 마치고 방에 들어오니, 방의 온도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뒤척이던 아들이 조금은 편안한(?) 모습으로 잠을 든 것 같았습니다. 아버지 노릇을 조금은(?) 한 것 같아서 몸은 땀으로 목욕을 했지만 마음은 즐겁고 뿌듯했습니다.

그 뒤로도 열대야가 사라지기까지 옥상에 물 댄 소동(?)은 이어졌습니다. 이땅에 사는 육신의 아버지들도 이런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하물며 하늘에 계신 아버지시랴?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마 7:11)

육체의 생명을 돌보는 아버지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영혼의 아버지시오, 생명의 근원이시며, 자녀들의 필요를 아시고, 좋은 것을 주시기를 기뻐하시는 하늘 아버지시랴? 

바로 그런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늘 아버지이십니다.

전능하신 하늘 아버지 모든 것을 아시는 하늘 아버지 있어야 할 것을 아시는 하늘 아버지 평강 주시기를 기뻐하시는 하늘 아버지 오늘도 일하시는 하늘 아버지!

오늘도 일하시는 하늘 아버지를 믿음으로 부를 수 있어서 든든합니다. 바로 그 하늘 아버지를 주님께서는 이렇게 부르십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마 6:9)

나도 주님의 마음을 배우고 주님의 심장으로 하늘 아버지를 불러봅니다.

하늘 아버지, 오늘도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니 감사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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