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가 주최하고,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주관한 2024년 9월 9일 장기기증의 날 기념식이 9일 서울시청 바스락홀에서 진행됐다.
기념식에는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50인과 신장 기증인 15인을 비롯해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장기기증인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되어 생존 시 신장기증인 중 올해 기증 30년을 맞이하는 10명에게 ‘기증 30년 기념패’를 전달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기념패를 전달받은 기증인 중 대표로 시를 낭독한 성희직 씨는 2023년 발간한 시집 “광부의 하늘이 무너졌다” 중 “2-1로 얻은 행복”이라는 자작 시를 낭독하며 신장기증 당시의 소회를 전했다. 이어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15명에게도 기증인의 사진이 담긴 별 모양의 크리스털 패인 ‘생명의 별’이 전달됐다.
이후 올해 장기기증의 날을 맞아 국내 최초로 출간된 뇌사 장기기증이 유가족을 위한 심리 치유 도움서 ‘애도의 문’ 소개가 이어졌다. 사랑하는 가족과의 예기치 못한 사별 앞에서 장기기증이라는 고귀한 선택을 한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도움서는 9월 전국 200여 명의 도너패밀리에게 배포될 예정이다.
기념식에는 도움서 제작에 함께한 굿데이심리상담코칭센터장 양은숙 박사와 심층 인터뷰에 참여한 유가족 신경숙 씨, 박미정 씨, 김예지 씨가 참석해 ‘애도의 문’ 출간에 대한 소감을 나눴다.
2000년 20대의 뇌사 장기기증인으로부터 신장과 췌장을 동시 이식받은 후 24년간 건강한 삶을 이어오고 있는 송범식 씨도 무대에 올랐다. 송 씨는 “새로운 세기의 시작을 알린 2000년, 신장과 췌장이 모두 망가져 투병 생활을 시작해야 했다.”라며 “장기기증을 통해 두 번째 삶을 살게 된 것에 감사하며 기증인과 유가족의 사랑으로 얻게 된 생명을 늘 소중히 다루겠다”라는 감사를 전했다.
기념식의 마지막에는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으로 결성된 도너패밀리 중창단의 공연이 이어졌다. ‘만남’, ‘사랑으로’ 등을 열창한 20명의 중창단은 공연 중간 ‘이식인에게는 희망을, 장기기증인에게는 자긍심을’이라는 문구 등이 적힌 현수막을 펼쳐 보이며 참석자들에게 장기기증의 가치를 알렸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장기기증 희망등록자는 2023년 말 기준 전 국민의 3.44%(178만 3,283명)로, 수년째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중 서울시의 장기기증 희망등록률은 5.02%(470,434명)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국민 56%가 장기기증 등록자인 미국 등과 견주어 보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반면 장기이식 대기환자는 가파르게 증가해 2013년 2만6,036명에서 지난해 5만1,857명으로 10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매일 7.9명의 환자가 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하고 있어 장기기증 활성화가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