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재정이 바닥난 것도 정책실수로 인한 결과인 점을 보더라도 현 정부의 다른 모든 정책추진이 긴 안목없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갈 정도다.
이런 정책 실수는 현 정부만이 아니다.
역대 정부들도 먼 앞날을 내다보고 정책을 추진한 예는 거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정책 착오를 일으켰다.
당장 도로만 보아도 금방 새로 깔아 논 말끔한 아스팔트가 하루아침에 또 파헤쳐지고 갈라져 금새 누더기 도로가 되고 만다.
이런 작은 사업까지도 대충대충 넘어가고 있는 마당에 국가 전체에 미치는 정책은 오죽할까.
문제는 이같이 정부의 모든 정책이 국민들로부터 찬성받고 신뢰를 얻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너무 오랫동안 실망해서인지 우리는 언제부터 정책 실수에 대해 무감각해져 있다.
의료분업이 막 실시될 때도 예견치 못한 허점이 드러났어도 이를 간과해 버린 안일한 당국의 자세라든가 아무리 국민이 불편을 호소해도 이를 시정하고 보완하려는 노력보다 오히려 이해시키려는 태도가 결과적으로 보험재정의 파탄을 불러 온 것이다.
그런데도 책임질 사람은 없고 그 부담을 모두 국민이 떠 안게 되었다.
만일 기업에서 사업 실책으로 회사가 무너지게 되었다면 그 책임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우린 무슨 잘못이든 장관 한사람 갈아치우면 그만이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큰 병이다.
누구나 입각해서 잘못되어도 자리에서 물러나면 된다는 안일한 사고를 갖게 마련이고 이런 자세가 당장 눈앞만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저러나 피해자는 일반 서민들뿐이다.
따라서 지금 국민들은 경제적인 어려움의 고통뿐 아니라 정책시행 착오로 인한 많은 짐까지 떠 안고 있다.
그래도 국민들은 이렇다할 호소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이중고를 겪고 있어도 정부는 아직은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여전히 국민들의 심적 불안만 가중되고 있는 형편이다.
따라서 이제 교회도 국민들의 고통을 가만히 앉아 지켜 볼 상황이 아니다.
그저 국민들에게 단순히 예배만으로 위로하면 된다는 안일한 태도만으로 해결 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실직자들은 계속 늘어나고 경기도 회복될 기미가 안보이고 있다.
이런 불안 속에 국민이 기대하고 의지할 수 있는 곳은 곧 교회밖에 없다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극도로 혼란을 겪을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이런 사태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 단순히 정부에게만 기대할 것이 아니다.
시민단체들이 국민들의 권리를 찾아 주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적 자원이나 재정적 자원이 부족한 상태인 만큼 충분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교회가 바로 국민의 고통을 덜어 주고 사회의 안정을 찾아 주려는 실천적인 노력만이 기대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시민단체와 교회가 연대해서 정부 당국의 정책에 대해 보다 세밀히 분석해서 두 번 다시 실책이 되지 않도록 감시역할도 감당 하길 바란다.
이런 일뿐 아니라 교회는 반복적으로 성명서만 발표해서 국민을 위한 관심을 표명하려는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보다 실천적인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교회가 사회로부터 굳건한 신뢰를 얻으려면 교회 다운 예언자적 사명을 발휘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다 깊이 인식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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