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어·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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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wmonitor
  • 승인 2005.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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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실의 에니어그램을 벗어나서

이병창 목사
시인/진달래교회

나에게 있어 에니어그램은 행운이다. 에니어그램은 파고들수록 우주적 상징이며 언어임을 실감한다. 에니어그램의 체계를 정리하고 서양에 에니어그램을 전한 구르지예프가 말한 바처럼 모든 지식은 에니어그램 속에 포함 돼있고, 에니어그램을 사용하여 보편적(Universal) 상징을 유용한 지혜로 해석 할 수가 있다.

구르지예프는 에니어그램 도형을 제대로 사용 할 수 있는 인간은 책도 도서관도 필요 없다고 볼만큼 그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사막에서 홀로 있게 되었다 하더라도 모래 위에 에니어그램 도형을 그려 놓고 그 속에서 우주의 법칙들과 새로운 지혜를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에니어그램은 직관과 지혜의 인간학이라고 말한다. 지혜와 직관이란 설명과 암기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단순 지식을 초월하는 차원이다. 그럼에도 오늘날 한국 땅에서 이루어지는 에니어그램 교육은 옛 스승들이 그토록 경계 했던 문제들이 심각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첫째는 에니어그램이 성격 유형론이나 성격 발달에만 치우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대 사회에 에니어그램을 전한 구르지예프는 성격 또는 인성을 파악하는 것이 에니어그램의 목표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거짓 인성(false personality)에서 깨어나 참된 인성(true personality)을 찾을 것을 강조 했다. 그것을 위하여 본성(Essence)을 찾아가는 수련 인성(Work personality)이 필요함을 가르쳤다. 또한 그는 ‘나’라는 존재를 다섯 단계의 수준으로 나눴다.
1. 보통 상태에 있는 사람으로서 수많은 나 (Many I"s)
2. 관찰하는 나 (Observing I)
3. 기계적 삶에 저항하여 수련하는 나 (Deputy steward)
4. 모든 나를 통제하는 나 (Steward)
5. 영구적인 나로서 참된 나 (Real I)

매우 초보적인 단계에서 아주 짧은 시간에 에니어그램을 소개하다 보면 성격 유형론에 머물 수가 있다. 그러나 당신은 몇 번 유형이라고 진단하는 것으로 그친다면 에니어그램은 근본적으로 오해돼지고 당사자에게는 그 해당 번호가 감옥이 되고 말 것이다. 1번에서 9번까지의 성격 유형은 한마디로 거짓인성에 다름 아니다. 그럼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인성만 붙잡고 있는 에니어그램은 그 자체가 거짓일 수밖에 없다. 이 문제에 대하여 윌헬름 라히(Wilhelm Reich)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 있다.

“함정으로부터 탈출하는 일은 가능하다. 그러나 탈옥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가 감옥에 갇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인간의 감정 구조, 성격 구조가 바로 그 함정이다. 함정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하여 해야 할 유일한 일이 함정을 알고 그 출구를 발견하는 데 있는 것이라면, 함정의 성질에 관한 사상체계를 아무리 검토, 수정해 보아도 별로 도움은 안 된다.”

둘째는 잠자는 의식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에니어그램을 말하고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구르지예프는 인간의 의식상태에 관해 네 단계를 말하고 있다.
1. 잠자는 상태-형성된 성격에 맞춰서 기계적 삶을 살아감
2. 선잠 깬 상태-상상의 세계로 현실 도피. 되지도 않을 것과 동일시
3. 자기를 의식하는 상태
4. 객관적 세계를 의식하는 상태-존재하는 것들을 꿰뚫어 봄. 우주적 의식
깨달음이란 이해와 경험의 합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구르지예프는 경험되지 않은 단순 지식으로 에니어그램을 설명하는 것은 거짓말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나’라는 감옥에 갇힌 줄도 모르는 포로들이 에니어그램을 설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moam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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