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에니어그램
현대의 에니어그램
  • cwmonitor
  • 승인 2005.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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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창 목사
시인/진달래교회

오늘날 우리가 접하고 있는 에니어그램은 다양한 전통과 이론의 통합이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을 처음으로 통합한 사람은 볼리비아 사람인 오스카 이카조(Oscar Ichazo)이다.

현대의 에니어그램은 이카조가 처음으로 그것을 가르쳤던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그 배후에는 유대신비주의, 기독교, 이슬람교, 도교, 그리스 철학(특히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신플라톤주의자)의 전통적인 철학적 요소들이 있다. 이카조는 그의 에니어그램 이론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서양의 신비적이며 철학적인 전통인 ‘9가지 신성 유형(nine divine forms)’이라는 플라톤의 이론을 접목시켰다.

이카조의 괄목할 만한 시도는 이 아홉 유형과 그 변형들을 에니어그램 상징 체계, 즉 사고(머리), 느낌(가슴), 본능(배)을 인간 중심에 연결시키는 방법이었다. 그는 인간 중심의 본질적 자질을 ‘Holy Ideas’라 이름하고 각각의 홀리 이데아는 그에 대응하는 덕목(virtue)을 가지고 있으며, 그 덕목들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의 가장 고귀한 상태(essence)에 머물고 있을 때 마음에 느끼는 자질들이라고 했다.

사람이 자신의 고귀함을 놓치게 될 때 자기 존재에 대한 자각과 존재 의식을 잃게 되고 에고의 고착 상태로 떨어지고 말 것이다. 에고의 고착 생태란 그 덕목과의 접촉 손실이고 거기에서 그 삶의 특질적인 열정(passion)이 나오게 되는데 인간의 에고는 그것을 왜곡된 또는 자기 파괴적인 방법으로라도 재창조하려고 한다.

인간은 홀리 이데아와 거기에서 파생되는 고귀한 덕목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있고 그것을 회복하고자 하는 근원의 열망이 있기 때문에 에니어그램을 통해서 자신의 성격 유형을 아는 것은 자신을 찾아가는 데 있어서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필자가 에니어그램을 접해 가면서 확인되어지는 것은, 구르지에프가 ‘에니어그램은 정체된것이 아니라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살아있는 상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 내용이다. 그는 성스러운 춤과 동작을 통하여 에니어그램을 가르쳤다. 그는 무엇에 대해서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을 말하고 보여주는 사람이었다.

최근 에니어그램에 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우리는 무엇 무엇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그 무엇 자체를 말한다는 것의 차이를 인식하고 그 정보들을 접해야만할 것이다. 사과를 먹어 보지 않고도 사과 맛에 대한 설명을 먹어 본 사람보다도 더 잘 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구르지에프를 조금이나마 접해본 사람들은 바로 이 점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에니어그램은 십자가와 같은 상징이다. 우주의 원리와 인간 존재의 심리 근원, 의식을 드러내는 전체적인 이해가 없이는 그 원리를 알 수 없다.

또한 에니어그램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에니어그램에 대한 설명적 지식을 넘어서서 구르지에프가 가르쳤던 것처럼 몸으로 체험하는 수련이 필요하다. 머리 속에 암기하는 것은 아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안다는 것은 체화(體化)요 기화(氣化)이다. 즉 깨달음이란 이해와 체험의 정합인 것이다.

구르지에프의 수제자였던 오스펜스키(P. D Ouspensky)는 ‘기적을 찾아서’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에니어그램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움직임, 동작으로 숙고되어야 한다. 동작이 없는, 움직임이 없는 에니어그램은 죽어있는 상징이다. 살아있는 상징은 동작, 움직임, 춤 안에 있다.’

민감한 감각을 열고 사고와 신체와 감정의 에너지를 조율하는 과정과 노력 없이 한 인간을 몇 번이라고 규정하면서 에니어그램의 번호를 매기고 있는 것은 죽어 있는 장난이다.

moam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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