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그들의 기다림 속에서 끝없이 비참해져만 가는 군상들의 모습에서 자아를 발견하고는 번뇌(煩惱)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암(癌)사형선고를 받고서 초조하게 죽을 날만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변형되어 가는 자신의 몰골 앞에서 좌절하면서도 그 날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이중적인 모습 앞에서 관객들은 혼돈(混沌)하기 시작한다.
4.그러므로 인간은 기다림의 존재라는 것이다. 인간의 기다림이란 본능적(本能的)인 삶의 방식이다.
설령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일지라도, 영원히 오지 않을 "고도"일지라도 기다림이 있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存在)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근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아니더라도 다른 모든 생명이 있는 존재들은 기다림을 통해 생존을 경험하며 기다림 속에서 오늘이란 역사는 내일로 연결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기다림의 결과는 죽음과 희망이라는 두 가지 길 밖에 없다. 죽음에 대한 의미(意味)는 여러 가지지만 죽음은 가장 자연적인 현상이다.
옛날에는 시신(屍身)을 동물의 먹이가 되게 했다가 죽음 너머에도 새로운 삶이 기다린다는 생각을 갖게 되자 무덤을 만들었다. 문제는 사람들이 죽은 후에 현재와 이어진다는 믿음 때문에 종교적인 관습이 생기면서부터 시작된다.
5.삶과 죽음이란 이율배반적인 성격을 띤 나선형과 같고, 안과 밖 구별이 없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다고 말한다. 어쩜 인생은 죽음으로써 연속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죽음은 삶의 리듬을 파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은 이렇게 분명 죽음을 기다리는 존재지만 궁극적인 것은 희망(希望)에 있다. ‘고도’는 상징적인 의미 때문에 죄수들에게는 ‘자유’로, 식민지에서는 "해방" 등 여러 의미로 해석이 되었지만 공통점(共通點)은 ‘희망’을 담고 있는 뜻으로 해석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통적인 해석(解釋)은 ‘고도’(Godot)는 영어의 ‘God’(신)와 프랑스어의 ‘Dieu’(Lord)의 합성어라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분명 무언가를 기다리지만 진정한 ‘고도’란 신(God)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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