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구스이야기
마더 구스이야기
  • cwmonitor
  • 승인 2001.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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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역사학자 단턴의 저술인 ‘고양이 대학살’은 민중들의 역사에 대한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책에 수록된 6편의 논문들은 18세기 프랑스라는 역사적, 지리적 공통점 외에 각기 동떨어진 주제를 다루고 있다.

농민들의 민담, 한 파리의 인쇄소에서 벌어졌던 고양이 죽이기의 소동, 몽펠리에 주민의 도시 설명서, 경찰수사관의 조서, 백과전서의 서문, 한 시민의 서적주문서 등을 사료로 하여 일관되게 ‘아래로부터 역사’ 서술의 참맛을 보여 주고 있다.
단턴은 인류학적 역사는 경직된 사회 과학자들게 문학적인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 자체의 엄정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이탈리아의 역사가 긴즈버그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모든 역사는 통계표와 숫자로 가득차 있을지라도 하나의 스토리이고 한편의 설화이며 인류학과 역사학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단턴은 텍스트로부터 컨텍스트로 그리고 그 역으로 왕래하면서 사고의 사회적 차원을 발견하고 문서를 주위 세계의 중요성에 관련시킴으로써 그것으로부터 의미를 이끌어 내고 있다.

그의 첫번째 논문 ‘농부들은 이야기한다: 마더 구스 이야기의 의미’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바로 민담이다.
프랑스 구체제에서 농민들 사이에 내려온 민담은 예컨대 ‘빨간 모자 소녀’는 정신분석학자 브루노 베텔하임에게 있어 중요한 농민들의 무의식 세계를 말한다.

그에 따르면 민담은 행복하게 끝남으로써 어린이로 하여금 그들이 무의식적인 욕망과 공포에 대면하게 하여 이드가 제압되고 에고(ego)가 승리를 거두어 상처를 입지 않고 탈출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베델하임의 해석에 의하면 ‘빨강모자 소녀’에서의 악역은 이드이다. 이같은 벤텔하임의 정신분석학 해석에 대해 단턴은 단호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예컨대 베텔하임은 텍스트에 대해 의문을 품을 가설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민담을 학문적 분야로써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빨간모자 소녀’를 위시한 이야기들이 자체의 역사가 없는 것처럼 읽고 있다는 것이다.

단턴은 이와 달리 민담은 역사적 문서로 단언하고 있다.
특히 단턴은 민담은 수세기에 걸쳐 진화돼 왔고 다른 문화 전통 속에서 다른 변화를 겪었으며 인간 내적 존재의 불변하는 작용을 표현한 것과 거리가 멀게 망달리데 자체도 변화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한다.

‘마더 구더스’ 이야기에서 나타나듯 상징으로써 18세기 프랑스 이야기꾼들은 농민들의 원색적이고 벌거벗은 야만성의 세계를 그렸던 것이다.
단턴은 이 점에 대해 역사가로서 초기 마더 구더스 이야기의 정신적 역류 속에서 발판을 확보하는 한가지 방법은 인류학과 민속학이라는 두 가지의 학문에 굳게 매달리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단턴은 프레이저, 융, 레비-스트로스 등의 범존적 이론으로부터 흘러들어 가게 되지만 근세 초 프랑스 농민들의 정신세계를 밝혀내는데는 별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한다.
그러므로 단턴은 민속학에는 보다 현실적인 경향에 존재하여 전통적인 프랑스 이야기의 특징적인 성격을 가려내는 것을 가능케 해준다고 말한다.

우리 역사에서도 이와 같이 구전으로 내려오고 있는 우리 민담에서 조상들의 훈훈한 정신 세계를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이 같은 역사관이 없다는 점이 못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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