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5월의 현대인, 그들을 이해하는 교회
21세기 5월의 현대인, 그들을 이해하는 교회
  • cwmonitor
  • 승인 2001.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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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 화 목사 / 한국기독교목회자 협의회


실제 어느 교회에서 일어난 해프닝이다.
주일 예배가 마치자 말자 방송실로 한 중년의 남성이 뛰어올라와 방송실 담당자를 다그치는 것이다.
이유인 즉 예배 시간 내내 예배당 양 벽에 달려있는 폐쇄 카메라가 빙글빙글 돌아가며 예배 드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감찰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회사에서조차 근무자들의 근무동태를 파악하기 위해 여기 저기 달려있는 폐쇄 카메라 때문에 노이로제가 걸릴 판이었는데 조용히 예배드리기 위해서 와 있는 사람들의 표정을 그 누군가가 감찰하고 훔쳐본다고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 올라 방송실에 뛰어 올라왔다는 말이었다.
이런 일이 있고 난 이후 그 사람이 교회를 계속해서 나왔는지, 나오지 않았는지의 여부는 확인한 바 없지만 이 사건이 머릿속에 떠오를 때마다 아마도 “이런 교회는 다시 나오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다른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이키지 않았을까 하는 염려를 지울 수 없다.
미셀 푸코가 쓴 ‘감시와 처벌’에는 “현대사회는 거창한 구경거리의 사회가 아니라 감시의 사회다”라는 말이 나온다.

굳이 이런 이야기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현대사회가 사람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면서 그것으로 인해 늘어나는 폐해는 부지기수인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일상화된 감시체제 속에서 피해망상적 상황을 보여 주는 것이 오늘날인 것이다.
그러므로 앞서 언급한 중년남성이 보인 태도가 과민반응이라고 치부해 버릴지 모르지만 사람들의 일상을 감시체제로 만들어 버린 현대사회의 비정함에 치를 떠는 현대인들의 입장을 조금만 이해했더라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일일 것이다.

사실 복잡 다단하게 전방위적이고 파상적으로 변하는 현대사회의 양상을 교회가 전부 이해한다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비록 그렇다 할지라도 현대인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한 노력은 조금도 게을리할 수 없는 부분이다. 즉 최대한의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98년 한미준이 실시한 한국 개신교인의 교회활동과 신앙의식에 대한 한국갤럽의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천주교인이나 불교인 등 타종교인들 보다도 개신교인들 스스로는 ‘활동적’, ‘도시적’, ‘서구적’, ‘과학적’ 등 현대적 이미지가 강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그러나 성도 개개인은 현대적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교회는 사실상 그 공동체 구석구석을 내밀하게 살펴보면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몰이해가 너무나 많이 눈에 띄는 것이 현실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현대사회에 대한 이해와 그 속에 살고있는 현대인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가지는 것은 교회 지도자들의 입장에서는 시급하고도 대단히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지금 우리 교회에 출석해서 목회자들의 설교를 듣고있는 이들이 도대체 어떤 가치관과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지 깊은 이해를 가져야만 한다.

그리고 가장 크게 고민하며 가슴앓이를 하고있는 문제는 무엇인지, 그들을 자꾸만 염려의 구렁텅이로 몰고가는 난제는 무엇인지를 직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될 때 비로소 교회는 전체성을 띠고 그들을 치유하고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고민거리는 무엇일까?

기독가족상담소의 발표에 의하면 98년 한 해 동안의 상담전화 분석내용 중에 가장 많은 상담 건수를 차지한 것이 가족문제라고 한다.
한 해 동안 기독가족상담소의 `’행복의 전화’를 통해 이뤄진 상담 중 가족문제가 27.4%로 가장 많았고, 부부문제로 상담한 내용이 13.5%였는데 이 것까지 포함시키면 40.9%가 가족간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통계는 결국 오늘날의 교회가 성도들을 위해서 어디에 더 많이 신경을 쓰고, 치유하기 위해 힘을 쏟아야 할 것인가를 방증적으로 보여 주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21세기 현대인이라고 일컬어지는 우리 교회의 성도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문제인 ‘가족문제’에 대해서 교회가 실제적인 대안을 제시할 때 제대로의 소임을 다한다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특별히 지금은 ‘가정의 달’이라고 부르는 5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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