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자 사모의 이야기세상(4) ‘또또로’
박은자 사모의 이야기세상(4) ‘또또로’
  • cwmonitor
  • 승인 2006.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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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오현님 집사님이 가르쳐준 ‘또또로’를 만드는 재미에 빠져있다. 그 먹거리의 이름이 왜 ‘또또로’ 인지 모르겠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또또로’ 라는 이름이 아주 잘 맞는 것 같다. 입이 짧은 남편도 맛있다고 하니, 먹고 또 먹고 싶어진다는 뜻처럼 여겨지는 ‘또또로’ 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또또로’를 만드는 일은 쑥을 뜯는 일부터 시작된다. 요즈음은 밭둑에 제초제를 뿌리기 때문에 들판 아무데서나 쑥을 뜯다가는 큰일 난다. 그래서 농약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산에 가서 쑥을 뜯어왔다. 쑥을 푹신 삶아서 약간의 흑설탕과 소금으로 간을 맞춘 다음에 밀가루를 섞으며 반죽을 한다. 가능하면 밀가루가 적게 들어가는 것이 좋다. 반죽이 끝나면 손바닥 크기로 넙적하게 만들어서 달구어진 후라이팬에 노릇노릇해지도록 굽는다.
기름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씹을 때 마다 쑥 향이 입안에 가득하고 씹을수록 고소하다. 그러다보니 몸에 좋은 쑥을 자연스럽게 많이 먹을 수 있다. 그래서 이른 봄 쑥이 손가락 크기만큼 자랄 때부터 ‘또또로’를 만들었다. 2주 전에는 변미원 권사님이 쑥을 아주 많이 뜯어서 교회로 가져왔다.

그것을 주일날 오후에 삶았다가 월요일날 김치를 담그면서 ‘또또로’를 굽기 시작했다 박명옥 집사님이 애교를 떨며 달라고 한다. 애교떠는 것이 너무 예뻐서 구운 ‘또또로’는 물론 반죽한 것도 뚝 잘라서 주었다.
오늘 산에 갔다가 또 쑥을 뜯어 왔다. ‘또또로’ 만들기를 끝내고 나니 어느 덧 밤 11시다. ‘또또로’를 만드는 동안 성도님들은 아무도 오지 않았고, 평소 가깝게 지내는 신성대학교 구자복 교수님이 불이 켜있는 것을 보고 들어왔다.

‘또또로’ 굽는 것을 지켜보더니 한 장을 먹어보고는 너무 맛있다고, 웰빙 중의 웰빙이라며 10장을 얻어서 가지고 갔다.
먹거리를 만드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재미있다. 더구나 맛있다고 말해주면 기분이 좋다.
그래서 나는 곧잘 일거리를 만들어서 남편의 핀잔을 듣고는 한다. 아니 요즈음은 교인들까지 일 그만하라고 난리다. 그런데 만들어 놓으면 싫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조금만 주세요’ 라고 말하면서도 많이 주면 더 좋아한다.
친정에서 열무가 있다고 하기에 뽑아다 김치를 담가 맞벌이 교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커다란 김치통으로 여섯 통이나 담았으니 많이 담근 것이다. 밤새도록 김치를 담가놓고 친정어머니가 생각나서 한참을 울었다.
사실 지난 가을까지도 내 손으로 김치를 담그는 일이 없었다. 어머니가 해다 주시는 김치를 먹기만 했다. 어머니는 김치를 담가다가 교인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은 물론 교회 냉장고에도 여러 통 넣어주시고는 했다. 어머니가 하나님 나라에 가신 후, 나의 음식 솜씨는 하루가 다르게 느는 것 같다.

사람들은 어머니 솜씨 그대로라고 말한다. 하지만 어머니를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 그런데 하나님 나라에서 어머니는 매일 일만 하는 나를 보고 무어라고 하실까? 내가 조금이라도 일을 할라치면 ‘글 써라’ 혹은 ‘잠을 자 두렴’ 하시던 음성이 아직 귓가에 선하다.

어머니가 하나님 나라에 가신후, 사실 글을 쓰고자 틈을 내기가 쉽지 않다. 일이 언제나 산더미처럼 밀려있다. 더구나 요즈음엔 모든 신경이 전도에 집중되어 있다. 먹거리를 만드는 일도 즐겁지만 전도하는 일은 더 즐겁다. 전도할 때의 그 기쁨을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다. 물론 전도 대상자가 교회에 올 때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교회에 오지 않아도 예수님의 이야기를 하고 우리 예은교회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마음에 가득 기쁨이 차오른다. 그 기쁨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기쁨임을 나는 안다.

‘또또로’를 들고 전도대상자를 만나면 이야기가 더 풍성해진다. 그래서 ‘또또로’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준 오현님 집사님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또또로’처럼 돈이 별로 들지 않으면서도 건강을 지켜주는 나만의 특별한 먹거리를 하나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먹거리보다 내가 먼저 우리 성도님들에게 맛있는 사람이면 더 근사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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