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창 / 가장 어려운 일
마음의 창 / 가장 어려운 일
  • cwmonitor
  • 승인 2006.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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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지인과 함께 바닷가에 가서 차를 마셨다. 많은 추억을 머금고 이제는 추운 겨울을 준비하는 바다는 흰 포구가 한없이 줄을 잇고 있었다.

대화 중에 어느 모임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공동체는 지금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문제의 핵심에는 나도 잘 아는 사람이 끼어있었던 것이다.

‘그 사람은 가는 곳마다 문제를 일으키는군요.’ ‘본인은 정말 그 사실을 모른단 말이에요?’ ‘자신의 참 모습을 못 보나 봐요...’ 어리석은 인간은 세상 모든 것을 쳐다보면서도 정작 자신은 바라보지 못하는 모양이다. 요즘은 얼마나 편리한 세상인지 실내에서도 천체 관측이 가능한 텐트가 있고, 채내 속에 마이크로 칩을 넣어 온 몸을 손 위에 놓고 보듯 다 볼 수도 있다. 이렇게 모든 것을 다 보면서도 강아지가 자기 꼬리보는 것이 어렵듯이 자기 속을 보는 일은 어려운 모양이다.

바이블에서도 교만한 사람은 견책을 들어도 자신을 돌아보지 못한다고 했다. 죄(罪)란 ‘과녁을 빗나가다’라는 의미가 있듯이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은 비켜 가고 있다. 남의 눈에 있는 티끌까지 보면서 자신의 눈 속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한다. 이렇듯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자신을 볼 줄 아는 일이다. 물론 자신의 내면의 모습을 보자면 실망이 앞서기에 보고 싶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자신을 바로 보아야 하는 것은 그래야만 이웃을 제대로 알고 또 그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그것은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기에 사람들은 생각 없이 지나치고 있음이 안타깝다.

첫째는 억울한 일을 당하면서 보기 시작한다. 톨스토이의 ‘진실을 알고 있어도’에서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고 평생을 감옥에서 아내와 자식을 잃어야 하는 사람을 보면서 왜 신은 그의 진실을 빨리 밝혀 주시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우리가 살다 보면 무엇 때문에 사는지 허탈할 때가 많다. 그리도 믿었던 사람에게 버림 당하고 또한 가장 확신했던 일이 실패로 끝날 때나 아니면 상상할 수 없는 억울한 일을 당한 경우 등이다. 인간사회란 얼마나 복잡하고 다양한가. 아벨 때부터 이 세상은 억울한 사람들의 원한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 인류역사라고 할 정도다.

조선시대 때 백성들의 억울한 사정을 풀어 주겠다고 설치되었던 신문고가 중간에 소리 없이 사라진 이유는 무엇인가. 인간은 인간이기에 억울한 일을 당하면서도 속 시원히 되 돌려줄 뚜렷한 방법이 없다. 그러나 인간은 어리석게도 그렇게 부당하고 억울한 일 때문에 철옹성 같았던 자신의 방어기제가 깨어지면서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한억만 목사 l 강릉포남교회 ponam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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