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자 사모의 이야기 세상 <19> / 다시 꾸는 꿈
박은자 사모의 이야기 세상 <19> / 다시 꾸는 꿈
  • cwmonitor
  • 승인 2006.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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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이름을 ‘예은’에서 ‘멘토’로 바꾸고 간판을 다시 달았다. 그리고 1주일 쯤 지났을까? 문의 전화가 왔다. 그리고 ‘멘토’ 라는 이름이 마음을 끄는지 지나가던 사람들이 들어와서 문의를 했다. 전에 ‘예은’ 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을 때는 사람들 대부분 ‘아, 교회에서 운영하는 구나’ 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말은 맞는 것 같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다. 교회 이름과 같은 학원을 오픈했을 때, 사람들이 교회와 이름이 같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교회 이름과 같으면 사람들이 부담을 느껴서 오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언젠가는 학원에 다닐 수 없는 아이들을 무료로 가르치는 학원이 되자는 꿈을 가지고 ‘예은’ 이라는 이름을 고집스럽게 사용했다.

사실 있는 집 아이들은 무엇이나 배운다. 그래서 없는 집 아이들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간격이 생긴다. 나는 그런 상황이 참 안타까웠다. 만약 부모가 좀더 여유가 있었다면, 그렇게 방치되지 않는다면, 아니 방치된 아이들 데려다 하나님 사랑으로 정성껏 가르치면 그 아이들이 틀림없이 하나님 나라의 아름다운 용사가 될 거라는 꿈을 꾸었다. 아니 자꾸 아프고 슬퍼지는 이 세상 한구석은 막을 수 있을 거라는 꿈을 꾸었다.

그런데 3년이 지난 지금, 학원의 명칭을 ‘멘토’로 바꾸게 되었다.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예은’ 이라는 이름을 걸고 가난한 집 아이들도 피아노와 현악, 그리고 영어와 글쓰기는 물론 공부까지 할 수 있는 학원을 다시 세우겠다는 꿈은 버리지 않는다. 예은교회가 그 일을 멋지게 감당할 수 있을 거라는 꿈을 꾼다. 그러나 나는 절대로 가난한 집 아이들이나 결손가정의 아이들만 가르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돈이 없어 무료로 배우고 있어도 그 일을 하나님만 아신다면, 상처가 되지 않을 것이다. 내 가까운 아이들만이라도 교육의 기회가 균등하다면, 매일 아이들을 안아주며 가르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그런 모든 일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당분간은 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래서 학원의 명칭을 ‘멘토’ 로 바꾸고, 새로운 운영자를 찾고 있는 중이다. 새 운영자를 찾게 된다면, 나는 당분간 전도자와 작가로서만 살고 싶다. 내 소원은 하루 종일 전도하는 것이다. 안 믿는 사람들이 사방에 가득한데, 직업을 가진 상태에서는 매진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한 해만 지나면 전도하러 나갈 수 있을 거야’ 라는 꿈을 지난 4년 동안 꾸었다. 하지만 꿈을 꾼 날보다 돈 걱정을 하는 날이 더 많았다. 새 운영자를 찾지 않으면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나서야 하나님께서 나에게 원하시는 일을 구체적으로 알게 된 것이다. 사실 나는 운영자로서는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학원비를 내는 아이들보다 안 내는 아이들이 더 많으니 강사 월급주기도 어렵고, 은행의 이자는 연체되기가 일쑤고, 언젠가부터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넉넉한 집 아이가 다른 학원의 원비는 내면서 피아노는 1년 넘게 내지 않고도 그걸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다. 나의 간절한 마음이 악용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내가 너무 지나친 것일까?

그러나 개척교회 목회자들의 어린 자녀들에게는 무엇이든 무료로 가르쳐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목회자들은 극빈의 삶을 살고 있어도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가 없다. 또 자녀에게 무엇 하나 제대로 가르칠 수가 없다. 그런 일들이 정말 마음 아프다. 자녀들만이라도 교육을 마음껏 시킬 수 있다면 덜 슬플 것이다. 하나님의 일에 헌신하기로 작정하고 전 생애를 던진 사람들이 생활고로 쓰러져서야 되겠는가? 목회자가 되어서 자녀에게 무엇 하나 제대로 가르칠 수 없다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는가?

물론 학원 여기저기 다니는 것이 좋은 일은 아니다. 노는 것이 공부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어려서부터 학원 여기저기 다닌다고 똑똑해지는 것도, 좋은 대학에 가는 것도 아니라는 거, 그리고 꼭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런데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다른 학원에 더 다니고 싶어 애를 태우는 아이들이 있다. 부모의 형편으로는 도저히 가르칠 수가 없는데 말이다. 그런 아이들을 볼 때 마다 마음이 저리다. 다시 시작하게 되는 멘토학원, 좋은 운영자가 와서 나로 하여금 전도자로서 혹은 작가로서 살 수 있도록 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예은교회가 얼른 성장해서 이 세상을 밝게 하고, 또 좋은 맛을 내는 일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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