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자 사모의 이야기 세상 <24>/ 개척교회가 너무 어렵지만
박은자 사모의 이야기 세상 <24>/ 개척교회가 너무 어렵지만
  • cwmonitor
  • 승인 2006.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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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은교회가 개척되고 6개월 쯤 지났을까? 우리 교회에서 50m 남짓 되는 곳에 작지만 아담한 교회가 문을 열었다. 건축까지 직접 하셨던 목사님은 열의에 차 있었다.
아산은 불교가 강한 곳이라 개척을 결심했다며 당신이 기도로 사찰을 하나씩 하나님의 집으로 만들겠다는 각오에 차 있었다. 땅도 매입했고, 또 단독건물을 지어서 개척을 시작했으니 남편과 나는 부러울 수 밖에 없었다.

그 당시 우리는 월세 40만 원에 임대를 얻어 개척을 시작했으니 그 목사님과 우리는 시작부터 차이가 많이 나 있었다. 더구나 우리는 개척을 하자마자 6개월 만에 건물을 비우든가 아니면 전세금 5천만 원을 마련하라는 독촉을 받고 있었다.
이런저런 일을 겪고 있던 봄날, 50여 미터 거리에 예쁜 예배당이 건축되고 있으니 정말 부러웠다. 그 목사님은 건축에 대한 안목도 있어서 누가 보아도 아름다운 교회당 모습이었다. 그 후 그 목사님과 가끔 대화를 나누고는 했다.

그러다가 우리는 그 해 가을 건축을 시작하고 12월 31일 이사를 했다. 걸어서 5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지 않으니 마음도 멀어졌던 걸까? 하지만 열정이 남다른 분이니 교회는 많이 부흥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3년이 지났다.
그러다 며칠 전 그 교회가 1년 전에 문을 닫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 교회 건물은 상가로도 임대가 되지 않아 그대로 비어 있었다.
하기사 교회당으로 건축되었으니 상가로 사용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남편과 산책을 하다가 그 건물 앞을 지나게 되었다. 그 교회는 이제 식당 건물들 속에 홀로 어둡게 서 있었다. 참으로 안타까웠다. 남편이 말했다.

“개척교회는 너무 어렵지. 아무리 애를 써도 사람들이 개척교회라서 오지 않는 걸. 이 교회는 이렇게 교회당까지 건축을 했는데도 문을 닫은 것을 보면 아마도 생활고 때문일 거야. 성도들이 없어 당장 노동이라도 하지 않으면 생계가 막연한데 어떻게 하겠어? 그러다 보면 목회를 접게 되는 거고.”
“맞아요. M교회는 사모님이 공장에 다니신 지가 벌써 여러 해 되었대요. 가끔 목사님 어깨가 내려앉은 모습을 볼 때, 마음이 싸해요”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요. 내가 신학 공부하는 10년 동안은 학비대고 생활비 버느라 아이들 가르쳤고, 지금 역시 당신이 돈을 벌지 않으면 우리 생활 유지가 힘드니.... 당신의 고생은 공장 다니는 사모보다 더 커요.”
남편 말에 나는 웃고 말았다. 사실 고생한다는 생각은 해 보지 않았다. 하지만 요즈음 내가 일을 하는 것이 이제는 우리의 생활에도, 또한 교회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미자립 교회의 어린 사모들은 나를 부러워한다.

글을 쓰고, 음악학원을 운영하고, 더러는 어려운 처지에 있는 학생들을 돕기도 하니 어린 사모들 눈에 내가 좋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나는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아니 하나님 앞에 나를 온전히 내 놓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있는 중이다.
이제 학원운영에서 손을 떼고 싶다. 온전히 교회 일에만 전념하고 싶다.
나는 믿는다. 하나님께서 좋은 운영자를 보내주실 거라는 것을. 그래서 나로 하여금 온전히 주님의 일에만 헌신하며 살 수 있도록 하실 거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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