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자 사모의 이야기 세상 <25> / 새벽의 단상(斷想)
박은자 사모의 이야기 세상 <25> / 새벽의 단상(斷想)
  • cwmonitor
  • 승인 2006.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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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일 가까이 감기를 앓고 있다. 오늘은 병원까지 다녀왔지만 기침이 그치지 않는다. 그래도 약을 먹고 난 후, 밤마다 오르던 열이 떨어져 다행이다. 밤에 열이 심하게 오를 때는 ‘하늘나라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남편에게 ‘앞으로는 감기 때문에 죽는다고 하더니 정말 죽을 것만 같아’ 라고 말했더니 겁주지 말라고 말했다. 겁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많이 아팠다. 물론 지금도 아프다. 기침이 너무 심해 남편은 자꾸 잠을 깨고, 결국 이렇게 아래층으로 내려오고 말았다. 아무래도 잠을 잘 수 없을 것 같아 컴퓨터 앞에 앉아 김동호 목사님의 설교를 두 편 들었다. 제목처럼 정말 근사하다.

세상사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 것 같지만 그 속에 하나님의 말씀이 들어있다. 설교를 듣는 동안 가슴이 뛴다. 조금 전 들은 설교는 사모님의 이야기가 있어서 더 반가웠다. 그런데 벌써 새벽 4시가 넘었다. 결국 밤을 새우고 만 것이다. 기침도 멎었고, 어느 절에선가 종치는 소리가 들린다. 남편은 가끔 “ 절간 시계가 고장이 났나, 왜 종치는 시간이 매일 다르냐?” 라는 말로 나를 웃긴다. 사실은 더 웃기게 말하지만 사실대로 쓸 수가 없다. 남편은 보기보다 꽤 유머가 있는 사람이다. 하기사 20년을 단 한번도 지루하다는 생각 없이 살았고, 앞으로의 삶도 늘 기대가 되니 남편이 재미있는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남편은 불교권 전도에 올인하고 있는 사람이다. 불교권 전도를 하기 위해 전부를 걸었다. 남편의 강의 혹은 설교를 듣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하나님을 믿는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인 줄 몰랐었다는 말을 한다.
불교에 대한 강의가 정확하고 깔끔하다. 남편의 강의를 듣는 이들이 불교 강의를 스님들보다도 더 잘한다고 말하곤 한다. 그런 사람이 목회자가 되었고,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고 있다. 그런데 남편은 아직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물론 그래도 씩씩한 남편은 싱글벙글이다. 요즘에는 영어강사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던 정경숙 성도님이 운영하는 어린이영어전문학원 ‘브레이니’ 에서 두 시간씩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데 꽤 재미가 있는 모양이다. 아이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니 지루하지는 않을 것이다.

학원생 가운데 늘 코를 흘리는 병석이가 비염인 것을 알고 매일 병석이의 손을 잡고 기도를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비염이 깨끗이 나았고, 병석이가 코를 흘리지 않게 되었다. 남편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로 감사하고 신이 나 있다. 그런데 정경숙 성도님이 “목사님이 계속 해 주시면 좋겠네.” 라고 말해서 우리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남편의 영어실력은 상당하다. 읽고 쓰는 일에 불편이 없다.

대학에서 영어 강의가 가능할 거라는 생각도 하지만 겸손한 남편은 그 정도 실력은 아니라고 말한다. 어쨌거나 정경숙 성도님은 최고급 인력을 강사로 쓰고 있다. 물론 좋은 강사를 구할 때 까지 이고 남편은 사례받기를 거절했다. 우리 교회 성도님이 시작한 학원이니 잘되도록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전부인 것이다. 이런 일상들은 작은 교회에서만 누릴 수 있는 성도들의 특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사실 교회의 규모가 크다면 담임목사가 성도의 학원에 강사가 없다고 도와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나는 우리 예은교회 성도님들이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다. 이 세상에 크고 좋은 교회들이 많은데 작은 예은교회에 와서 고생하고 있다. 하지만 개척교회에 와서 수고하는 성도들의 삶을 어찌 그대로 두시겠는가? 복에 복을 더해 주실 것이다. 공짜가 없으신 하나님임을 나는 믿는다.

우리 예은교회가 얼른 자립을 하지 못해 하나님께는 죄송하고, 성도들에게는 부끄럽다. 하지만 우리 성도들의 믿음을 통해 곧 자립하게 될 거라고 믿는다. 누구를 만나든지 복음을 전하는 나, 아니 우리 성도님들의 모습을 꿈꾸어 본다.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 일에 매진하는 성도의 삶을 하나님께서 책임져 주시고, 그를 통해 하나님의 이름을 높여드렸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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