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창 / 이제라도 실타래를 풀자
마음의 창 / 이제라도 실타래를 풀자
  • cwmonitor
  • 승인 2006.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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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억만 목사 l 강릉포남교회 ponamch@hanmail.net

갑자기 ‘인문(人文)학이 위기’라는 언론의 강타는 취업(就業)이 가장 큰 이슈라는 반증이 될 수 있다.

학문 중에 학문이요,우리 사회의 지하수와 같은 인문학이 도대체 왜 갑작스럽게 찬밥신세가 되어야 했을까. 얼마 전만해도 우리는 민족성(民族性)을 전략적으로 강조해 왔는데,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경제성(經濟性)이라는 시대적 흐름 곧 정보화와 지식사회라는 새로운 지배구조 앞에 열세(劣勢)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공(理工)계는 인문학보다 훨씬 전부터 위기를 맞이하고 있었지 않았던가. 그러기에 지금은 영역(領域)을 떠나서 사람들이 생각한 것보다 몇 배 더 빠르게 변하는 시대적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결과들이 위기를 가져오게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적인 위기들은 기초(基礎)가 제대로 정립하지 못했다는 근본적인 원인 앞에 허탈감은 더해만 간다.

인문학은 지하수 수맥처럼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모든 학문의 뿌리가 됨에도 정작 그 기초가 얼마나 허술했던지 조금만 살펴보면 어이가 없을 정도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익히 잘 아는 작품들의 완역(完譯)본이 별로 없다는 것과 대중적인 책을 내면 이단아로 취급당하는 학풍, 그래서 기초(基礎)학문을 전공하는 이들은 매년 감소하고 있는 현실적 예들이다.

그러므로 인문학의 위기란 당사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복합적(複合的)인 위기라는 점이다.
첫째로 사회(社會)적인 위기다.
모든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지만, 그것은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인간답게 사는 것을 전제(前提)하고 있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남을 이해하고 관용을 베풀므로,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그것이 바로 인문학의 기본정신이 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그 정신이 효율(效率)과 시장만능주의에 맞서서 고전(苦戰)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곧 돈은 커녕 손실만 안겨주는 비인기(非人氣) 인문학과를 줄여 나가고, 기업에서는 연구비를 줄이고 있지만, 모든 사회의 기초(基礎)가 되고 있는 인문학을 점점 축소(縮小)한다면 희망적인 문명사회는 어찌 기약될 수 있으며, 또 국가 간 산업 경쟁력은 도대체 무슨 힘으로 이긴단 말인가.

그러나 원인 없는 결과 없다고, 오늘의 사회적 위기란 결국 대중화를 외면하고 또 변화하는 사회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에 당연히 대책도 대중화(大衆化)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우리나라 인문학은 대학에만 존재할 뿐, 현실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고객이 알아주고 또 사 주어야 존재가치가 있듯이, 인문학도 단순히 고상한 학문이 아니라 꼭 필요한 도구가 되는 길만이 이 위기(危機)에서 벗어나는 최선의 길이 될 것이다. 전통적이고 획일적인 인문학이 아닌 다양성을 인정하는 가장 실용적인 동반자로 사회의 중심에 서서 사람들의 뿌리와 함께 열매를 맺도록 하는 일이다.

둘째로 인간(人間)의 위기이다.
인문학이란 삶의 본질을 탐구(探究)하는 인간다움의 학문이다. 그 인문학이 산업사회를 지나고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면서, 가치관(價値觀)의 변화에 따라 "휴머니즘"의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과학은 인간의 위기를 해결하는 동시에 언제나 다른 위기를 몰고 왔다.곧 물질문명의 급격한 변화와비물질적인 정신문화의 부조화로 인한가치관 혼돈과 방향상실감을가져다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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