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 동(李 紀 東)목사 부여 수암교회
성경에서 가장 많이 기록된 새는 비둘기이다. 새번역 성경에서 비둘기라는 단어가 47회나 언급되고 있다. 우리는 왜 평화의 상징으로 비둘기를 떠올리게 되었을까? 노아는 비둘기가 금방 딴 올리브 잎을 부리에 물고 방주로 돌아와 땅 위에서 물이 빠진 것을 알았다고 한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고대 사람들이 금방 딴 올리브 잎을 물고 있는 비둘기를 ‘평화’라는 이미지와 연관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그 비둘기는 저녁때가 되어서 그에게로 되돌아왔는데, 비둘기가 금방 딴 올리브 잎을 부리에 물고 있었으므로, 노아는 땅 위에서 물이 빠진 것을 알았다.”(새번역 창 8:11). 이처럼 금방 딴 올리브 잎을 물고 있는 비둘기의 이미지는 평화의 상징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왜 비둘기를 사랑스럽게 여기게 되었을까? 솔로몬의 가장 아름다운 노래인 아가(雅歌)에서는 아름다운 연인의 모습을 비둘기로 표현하고 있다.
“아름다워라, 나의 사랑. 아름다워라, 비둘기 같은 그 눈동자. (여자)” (아 1:15).
“꽃 피고 새들 노래하는 계절이 이 땅에 돌아왔소. 비둘기 우는 소리, 우리 땅에 들리오.” (아 2:12)
“바위 틈에 있는 나의 비둘기여, 낭떠러지 은밀한 곳에 숨은 나의 비둘기여, 그대의 모습, 그 사랑스런 모습을 보여 주오. 그대의 목소리, 그 고운 목소리를 들려 주오.” (아 2:14) “(남자) 아름다워라, 나의 사랑! 아름다워라. 너울 속 그대의 눈동자는 비둘기 같고 그대의 머리채는 길르앗 비탈을 내려오는 염소 떼 같구나.” (아 4:1)
“나는 자고 있었지만, 나의 마음은 깨어 있었다. 저 소리, 나의 사랑하는 이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 ‘문 열어요! 나의 누이, 나의 사랑, 티없이 맑은 나의 비둘기! 머리가 온통 이슬에 젖고, 머리채가 밤이슬에 흠뻑 젖었소.’ ” (아 5:2)
“그의 두 눈은 흐르는 물가에 앉은 비둘기. 젖으로 씻은 듯, 넘실거리는 못가에 앉은 모습이다.” (아 5:12)
“나의 비둘기, 온전한 나의 사랑은 오직 하나뿐, 어머니의 외동딸, 그를 낳은 어머니가 귀엽게 기른 딸, 아가씨들이 그를 보고 복되다 하고, 왕비들과 후궁들도 그를 칭찬하는구나.” (아 6:9)
아가는 설사 솔로몬이 지은 노래가 아니라고 해도 최소한 ‘솔로몬에 대한’ 노래임에는 틀림없다. 이 노래는 주로 술람미 여인의 관점에서 쓰여졌는데, ‘술람미’ 라는 말은 6:13에만 나오며, 갈릴리 남서쪽에 있는 잇사갈 지파의 성읍인 ‘수넴’의 시적인 표현인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술람미 여인은 왕의 후궁이고, ‘예루살렘 여자들’은 술람미 여인의 시종들이었을 것이다.
아가는 솔로몬이 지은 연가로,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 사이의 청순한 사랑이 주제라는 것이 전통적인 견해다. 그러나 학자에 따라서는 아가를 놓고 솔로몬의 저작설은 물론, 그들의 사랑도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고 부정한다. 그들은 내용에 있어서도 목동이라는 또 다른 인물을 등장시켜, 솔로몬의 후궁이 된 술람미 여인이 옛 애인인 목동을 그리워하다가 결국 그에게로 돌아간다는 해석에 동의한다.
아가를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 사이의 청순한 사랑이야기로 읽어도 연인의 모습은 비둘기로 떠오르고, 반면 술람미 여인이 옛 애인인 목동을 그리워하는 이야기로 읽어도 연인의 모습은 자연히 비둘기로 떠오르게 된다.
이처럼 비둘기를 사랑의 새로 여기게 된 까닭은 아가에서 아름다운 연인의 모습을 비둘기에 비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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