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사람 - 정교한 둥지 만드는 최고의 건축가-오목눈이
자연과 사람 - 정교한 둥지 만드는 최고의 건축가-오목눈이
  • cwmonitor
  • 승인 2007.04.1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 동(李 紀 東)목사 부여 수암교회

눈이 오목한 사람의 별명이 무엇인지 아세요? 오목하게 들어간 눈을 ‘오목눈’이라고 하니까, ‘오목눈이’라고 놀려요. 그런데 오목눈이는 눈이 크고 초롱초롱 빛나고, 검은 눈썹선도 크고 뚜렷해요. 날씬한 몸매와 긴 꽁지를 가졌어요.

몸길이가 부리부터 꽁지 끝까지 14cm인데, 꽁지 길이가 8cm나 되니까, 꽁지가 몸보다 긴 편이지요. 숲에서 나무들 사이를 힘차게 날아다니며 “찌르륵, 찌르르륵” 하고 낮은 목소리지만 크게 노래해요. 주로 나무 위에서 사는데, 겨울에는 씨앗을 찾아 먹고 봄부터 가을에는 곤충을 찾아 먹어요.

오목눈이는 여러 마리가 무리를 지어 박새, 쇠박새, 진박새, 곤줄박이와 함께 잘 어울려 살아요. 봄이 오면 오목눈이도 박새들처럼 짝을 찾아 둥지를 짓기 시작해요. 박새나 곤줄박이는 나무 구멍, 돌담과 건물의 틈에 둥지를 만들지만, 오목눈이는 나뭇가지 사이나 나무줄기에 럭비공 모양으로 둥지를 아주 잘 만들어요.

먼저 겨우내 묵은 거미줄을 물어다 실처럼 풀어서 나무껍질이나 이끼를 묶으며 둥지를 만들고, 동남쪽에 창문처럼 작은 출입구를 내고, 작은 새 깃털을 깔고 알을 낳아요. 새끼가 부화되어 자라면 불편하지 않도록 점점 늘어나는 둥지를 아주 잘 만들어요. 누가 오목눈이라고 놀리나요? 오목눈이는 우리나라 새 중에서 최고의 건축가예요.

작년 3월 31일에 우리 집 꽃밭에 있는 나무에 오목눈이가 둥지를 틀고 있는 것을 처음 보았다. 약 2주간의 둥지짓기가 끝나고 4월 10일부터 19일까지 10개의 알을 낳고 품기 시작했다. 드디어 5월 3일 오목눈이 새끼 2마리가 부화된 것을 보았다. 그러니까 포란을 시작한지 15일째 부화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부모새 2마리가 아니라, 4마리가 애벌레를 열심히 잡아다 먹이는 것을 보았다. 오목눈이 특징 중 하나로 번식에 실패한 부모새는 다른 둥지의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모성본능을 발휘하기도 한다는 것은 경이감을 느끼게 한다.

5월 20일 비가 갠 토요일 아침이었다. 8시가 지나자 한 마리씩 둥지를 떠나 아직 덜 자랐지만 긴 꽁지를 까딱거리며 울창한 숲으로 부모새를 따라 날아올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김상옥로 17(연지동) 대호빌딩 신관 201-2호
  • 대표전화 : 02-3673-0123
  • 팩스 : 02-3673-01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종권
  • 명칭 : 크리스챤월드리뷰
  • 제호 : 크리스챤월드리뷰
  • 등록번호 : 서울 아 04832
  • 등록일 : 2017-11-11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 임종권
  • 편집인 : 임종권
  • 크리스챤월드리뷰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크리스챤월드리뷰.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