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사람 / 가장 나무를 잘 타는 새
자연과 사람 / 가장 나무를 잘 타는 새
  • cwmonitor
  • 승인 2007.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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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 동(李 紀 東)목사 부여 수암교회

누가 누가 나무를 잘 타나? 우리가 사는 지구상에는 약 8600여종의 새가 살고 있어요. 우리 나라에는 약 400여종이나 되는 많은 새들이 있어요. 새들은 저마다 놀라운 비행 능력뿐만 아니라, 악보도 없이 합창도 잘하고, 설계도도 없이 둥지도 잘 지어요. 그런데 다람쥐처럼 나무줄기를 아주 잘 타고 오르내리는 새가 있어요.

나무를 잘 타는 새는 딱따구리과(까막딱따구리, 청딱따구리, 큰오색딱따구리, 오색딱따구리, 쇠딱따구리)와 나무발발이와 동고비예요. 나무를 잘 타는 새들은 주로 숲 속 나무 위에서 생활해요. 딱따구리과 새는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쉽게 날아가 나무줄기에 세로로 앉아서 부리 끝으로 쪼아 구멍을 뚫고 긴 혀를 이용하여 애벌레를 잡아먹어요.
단단한 꽁지깃털로 몸을 지탱하여 나무줄기에 세로로 앉거나 나무 주위를 빙빙 돌면서 기어오르기도 잘해요.

나무발발이는 나무를 잘 타서 아예 이름을 나무발발이라고 붙였답니다. 작고 날씬한 몸매에 아래로 구부러진 부리를 갖고 있으며, 나무줄기를 나선형으로 빙빙 돌면서 올라가다가 꼭대기에 이르면 다른 나무로 옮겨가 다시 밑둥부터 올라가기 시작해요. 나무줄기에 바짝 붙어 있으면 등의 보호색 때문에 나무와 잘 구분되지 않아요.

유럽에서는 나무발발이(treecreeper)라고 하며 북아메리카에서는 갈색나무타기(brown creeper)라고 해요. 꽁지깃이 빳빳하여 나무에서 받침대 역할을 해요. 나무발발이는 동고비와 공통점이 많으므로 이전에는 동고비과에 포함시키기도 했어요. 동고비는 “피잇, 피잇, 피잇”, “삐비비비비비” 하며 크고 빠른 노랫소리를 내며, 경계할 때는 “쭈우이, 쭈우이, 쭈우이, 쭈우이” 하고 울어요. 머리와 날개는 푸르스름하고, 뺨과 가슴은 하얗고, 옆구리는 붉은 빛깔을 띠고 있어요. 안경을 낀 것처럼 부리에서 목 쪽으로 검은색 눈선이 그려져 있어요.

나무줄기를 타고 아주 잘 오르내리는데, 머리를 아래로 한 채 거꾸로 다니기도 하고, 나무줄기 둘레를 빙빙 돌아다니기도 해요. 딱따구리과 새나 나무발발이는 딱딱한 꽁지깃에 의존하여 나무줄기를 기어오르는데, 동고비처럼 거꾸로 내려가지는 않아요. 아마 거꾸로 내려오지는 못하나 봐요. 그러니까 나무를 가장 잘 타는 새는 동고비예요.

동고비의 둥지는 딱따구리의 낡은 둥지나 나무 구멍을 이용하여 틀고, 출입구는 진흙 등으로 어미새가 간신히 들어갈 수 있을 정도만 남기고 메우며, 바닥에는 이끼와 털 등을 깔아요.

봄비가 개고 햇빛은 맑았지만, 바람이 몹시 부는 4월 14일 토요일이었습니다. 나무를 잘 타는 동고비와 친구가 되고 싶어서 하루 종일 동고비가 좋아하는 땅콩을 손에 올려놓고 있었더니, 민첩한 곤줄박이만 자꾸 땅콩을 물고 높은 나뭇가지에 날아가 먹고 또 날아오곤 했어요.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동고비도 곤줄박이를 따라 땅콩을 먹으려고 날아들곤 했어요.

눈치를 보면서 나무줄기를 타고 오르락내리락하다가 결국 내 아들딸 귀여운 손에 날아들었어요. 아이들은 “히야!” 하고 탄성을 질렀고, 나는 나도 모르게 카메라 셔터를 쉴 새 없이 누르고 있었어요.

길 가던 사람들도 “야! 새가 손에 와 앉아!” 하고 감탄했지요. 새들이 내 손에 날아들면 얼마나 기쁜지 아세요? 새가 없는 곳이 천국일까요?! 새가 지저귀는 노래가 있어야 천국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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