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세는 현대판 십일조
지대세는 현대판 십일조
  • cwmonitor
  • 승인 2007.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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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수 사무국장 / 성경적 토지정의를 위한 모임

이스라엘의 지파는, 야곱의 12아들을 따라 12지파로 구성되지 않고, 요셉지파가 요셉의 아들인 에브라임과 므낫세를 따라 두 지파에 해당됨으로써, 모두 13지파로 구성된다. 이 중 레위지파를 제외한 나머지 12지파는 제비를 뽑아 지파별·가족별로 그 수를 따라 토지 평균 분배를 받았으나, 레위 지파는 12지파에 뿔뿔이 흩어져 12지파의 땅 가운데서 모두 48개 성읍들과 그 성읍들의 동서남북 2천규빗(약 1킬로미터)의 부속 토지를 얻는 데 그쳤다.

그 대신 하나님께서는 레위 지파에게 십일조를 주셨는데, 그 목적에는 레위지파의 토지권을 보장해 주시기 위한 뜻이 포함되어 있었다.

레위 지파 중 30세 이상 50세 이하의 남자들은 제사장을 도와 성막에서 섬겨야 했기 때문에 농사를 지을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설령 넓은 면적으로 토지를 분배받더라도 그것이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는 특수한 상황에 있었던 레위지파를 위해, 하나님께서는 토지 면적이 아니라 토지 소산으로 레위지파의 토지권을 보장해 주신 것이다.

성경의 관점에 의하면, 토지 소산의 10분 1은 토지 면적의 10분 1과 같다. “땅의 십분 일 곧 땅의 곡식이나 나무의 과실이나 그 십분 일은 여호와의 것이니 여호와께 성물이라”(레27:30). 즉 레위지파가 다른 12지파로부터 토지 소산의 10분 1을 받은 것은, 곧 토지 면적의 10분 1을 받은 것과 같은 것이다.

성과 속이 구분되지 않았던 구약시대에 레위지파는 국가 공공업무를 수행한 공무원들이었다. 레위지파는 율법을 공식적으로 가르치고 율법의 사본을 보관하는 소위 "종교적인" 임무만 수행한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세속적인" 임무도 수행하였다.

레위 지파가 받은 48개 성읍 중 여섯 개는 "도피성"으로 지정되었는데, 이 도피성은 "부지중 오살한 자"가 그리로 도망하여 보복자들을 피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고, 대제사장이 죽기까지 유배되는 현대적 의미의 사법 기관의 역할을 하였는데, 도피성의 레위지파들은 그 "부지중 오살한 자"를 감호(監護)하고 그에게 음식과 거처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 레위 지파 중 제사장으로 구별된 아론의 자손들은 송사를 처리하고, 특정 전염병들을 앓는 사람들을 검사하고 격리하고 (나은 다음에) 소독하는 임무와 정결하지 않은 의복과 침구를 소독하는 임무와 전염병이 발생한 집을 청결하게 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무너뜨리는 임무 등을 담당하는 보건 분야의 의무관들이었다.

이처럼 레위 지파는 국가 공공업무를 수행했기 때문에, 레위 지파가 받는 십일조는 바로 국가 공공업무를 위한 재정이었다. 한편 미국의 경제개혁가인 헨리 조지(Henry George, 1839~1897)가 주창한 지대세(地代稅, land value tax)는 지대(地代)를 과표(과세표준)로 하고 세율을 거의 100%로 하는 세금이다.
이런 지대세를 현대판 십일조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지대세와 십일조는 원칙의 측면에서 다음 세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목적: 평균 지권 · 방식: 지대 공유 · 사용: 국가공공재정
하나씩 살펴보자. 첫째, 지대세의 목적은 ‘평균 지권’(平均 地權, 만인의 평등한 토지권)인데, 이는 십일조의 목적 중 하나가 레위지파의 평균지권을 보장함으로써 모든 지파·모든 가족의 평균지권을 보장하는 것과 같다. 둘째, 지대세는 평균지권의 구현을 위해 지대 공유 방식을 택하는데, 이는 십일조가 유일한 지주이신 하나님으로부터 땅을 빌려 쓰는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드린 지대의 성격을 갖고 있고 공유되었다는 점과 같다.

셋째, 지대세는 국가 공공 재정으로 사용되는데, 십일조도 당시의 공무원인 레위지파가 국가 공공 재정으로 사용하였다. 이상 목적, 방식, 사용 등 세 가지 원칙의 측면에서 지대세와 십일조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대세는 현대판 십일조라고 하는 것이다.

지대세와 십일조는 세부적으로 보면 물론 다른 점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지대세의 지대는 ‘잠재 지대’임에 비하여 십일조의 지대는 ‘실현 지대’라는 점이다. 지대세는 부동산 투기 목적으로 놀리고 있는 토지의 경우에도, 지대가 실제 소득으로 실현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토지를 위치에 따른 등급에 맞게 사용할 경우의 지대, 곧 잠재 지대에 대한 세금이다(이렇게 하기 때문에 부동산투기가 근절된다). 이에 비하여 십일조의 지대는 소득으로 실현되지 않는 잠재 지대가 아니라 소득으로 실현되는 지대, 곧 실현 지대이다.

이처럼 지대세와 십일조는 세부적으로 보면 다른 점들이 있지만, ‘원칙’의 측면에서 위와 같은 세 가지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지대세는 현대판 십일조라고 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구약 율법을 주신 이유 중 하나는 율법으로부터 원칙을 추출하여 그 원칙을 구약 시대와는 다른 현대의 상황에 적용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 때 주의할 것은 구약 율법의 문자적 관철이 아니라 구약 율법에 담긴 원리의 현대적 적용이라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지대세는 현대판 십일조라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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