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창 / 무엇을 남겨 줄 것인가
마음의 창 / 무엇을 남겨 줄 것인가
  • cwmonitor
  • 승인 2007.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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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자식 교육에 올인 하느라 위기에 빠져있는 어느 기러기 아빠가 소개되었습니다. 자식 둘을 유학 보내느라 집도 팔고, 몸은 스트레스로 망가져 있었는데, 아내는 어느 날 한국에 들어와 이혼을 요구합니다. 결국 그는 자식 유학 보내느라 모든 것을 잃었던 것입니다. 부모들은 이렇게 자식들에게 인생을 다 걸고 있음에도, 문제는 그 과정(過程)에서 자식들이 겪는 혼란입니다.

인생의 목적이 좋은 학교에 들어가는 것처럼, 공부 앞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도리나 의무도 불필요하게 여기는 세상에서 그들의 가슴은 냉혈동물처럼 싸늘하게 식어버린 것입니다. 공부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공부하는 목적이 처음부터 잘못되어 있었기에 천재가 되고 박사가 되기 전에 인성(人性)이 파괴되고 가정이 깨졌던 것입니다.

쉐이퍼는 가정이란 가장 기본적인 인생의 보금자리와 쉼터가 되고, 모든 관계와 신앙이 형성되는 곳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라도 가정을 떠나서는 바른 사람이 될 수 없고, 결코 행복한 사람이 될 수가 없기에,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물질적인 유산보다는 가장 기본적인 삶의 도리(道理)를 가르치며 행동으로 본을 보이는 것이 가장 큰 유산이 될 것입니다. 먼저 사람됨을 가르쳐야 합니다. 인간에게 가장 기본이 되고, 모든 교육의 출발은 사람이 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핵가족 시대에서 이런 교육이 어려운 것은 자녀수가 적어지면서 제대로 훈육할 기회가 없다는데 있습니다. 그들의 합리적인 사고도 좋지만, 극단적인 이기주의는 인간소외를 만들었고, 일등 지상주의는 위아래를 구분할 정서조차 메마르게 했던 것입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가정에서 기본적인 예(禮)와 어른과 선생님의 자리를 찾게 해야 합니다. 아니, 뿌리 있는 인생을 만들어 주는 일이 가장 큰 유산이 될 것입니다. 사람됨의 가장 기본적인 예는 인사(人事)입니다.

우리는 인사만 잘 해도 ‘사람이 됐다’고 칭찬하는 것은 그 작은 행위 속에는 어른에 대한 경외심이 있으므로, 사회에서 윗사람을 공경하고, 학교에서 선생님을 존경하고, 가정에서 부모님께 효도하기 때문입니다.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고 서로 섬기고 존경할 때 자식이 먼저 보고, 이웃과 신이 보기에 복(福)을 받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그런 모습 속에서 자라가는 우리 자녀들도 부모를 보고 배우며 살아가기에 그들도 어딜 가나 인정과 사랑을 받게 됩니다.

둘째는 창의적(創意的)인 사람이 되게 합니다. 5월 5일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는 최효찬의 ‘5백년 명문가의 자녀교육’중에 나오는 명문가들의 자녀교육을 소개했는데,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은 부모는 자녀의 멘토(Mentor)가 되어, 창의적인 사람으로 만들라는 것입니다. 유대인은 부모가 최고의 선생이라는 것을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고난으로 일관된 특별한 역사 속에서도 수많은 적(適)들을 물리쳤고, 많은 노벨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들만의 독특한 교육관과 신앙관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은 어릴 때부터 끊임없는 창의력과 비판력을 길러주므로 생각하는 자녀로 만듭니다. 창의성이란 독창적이고 유연하게 생각하여 한 문제 또는 한 사태에 대해 여러 가지 다른 대답이나 해결 방법을 생각해 내는 것을 말합니다. 사실 모든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창의성을 가지고 있는데, 사장되거나 활성화되는 것은 오직 부모의 열린 마음에 달려있습니다. 곧 어떤 질문(質問)을 해도 스스로 아이가 답을 만들어가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창의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논술은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평소에 꾸준하게 독서를 통해 생각의 폭을 넓히고, 자유스런 토론을 통해 사고를 구체화 시켜줄 때 형성되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책임(責任)지는 사람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유별난 자식사랑은 대학에 들어와서도 수강신청을 대신 해주고, 시간표도 짜주고 친구들의 문제까지 개입합니다.

이렇게까지 자식 일에 끼어든다는 것은 어릴 때부터 자식 문제에 개입하므로 자신과 자식을 분리시키지 못하다가 성인이 된 후에도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알렉산더는 인생(人生)이란 마치 컵과 같아서 어릴 때는 타인의 도움을 받고 채우며 살지만, 성장하면서 그 잔은 흘러 넘쳐서 다른 사람을 돕고 살지만, 노년이 되어서는 그 컵이 메마르게 되어 생을 마감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모의 역할은 홀로 설 수 있도록 조언하는데 있습니다. 그래야만 다른 사람을 돕고 사는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많은 부모들은 자녀의 잠재능력을 과소평가하여 알을 깨고 나오는 새를 자신이 직접 껍질을 까주는 것처럼 직접 도와주려고 합니다. 그러나 새장 속의 새는 결코 날수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동서양의 자녀교육 차이입니다. 그들은 어릴 때부터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자기문제를 자신이 해결하는 습관이 독립적인 자기 인생을 만들게 했던 것입니다. 부모가 오늘 생을 다한다 해도 자식이 타인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인생을 개척(開拓)해 나갈 수만 있다면, 그 부모는 할 도리를 다한 것입니다.
한억만 목사 l 강릉포남교회 ponam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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