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 어떻게 ‘일’하고 있는가?
에니어그램 / 어떻게 ‘일’하고 있는가?
  • cwmonitor
  • 승인 2007.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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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방황은 자신의 일과 사랑을 만나지 못하는 데 있다. 아무런 보람도 의미도 없이 죽도록 일만하는 사람은 인간의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홍성의 풀무학교 현관에는 “사람이 일만하면 짐승이 되고 공부만하면 도깨비가 된다 ”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인간은 먹이를 남보다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서 노심초사하는 짐승의 꼴을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인간은 제대로 일하다가 제대로 가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바로 이 점에 대한 깊은 통찰을 예수는 말씀해 주고 있다. “ 내 양식은 나를 보내신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그 분의 일을 완성하는 것이다” (요한 4장 4절) 이 말씀은 사람에게 있어 밥 먹고 일하는 목적이란 무엇인지를 한마디로 함축하고 있다.

인간의 밥 먹는 목적은 등 따습고 배부르게 하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일을 하기 위함이다. 나아가 ‘내 밥은 아버지의 일’이다 고 말씀하셨다. 예수는 ‘나’ 존재의 완성과 하나님의 일을 하나로 보셨다. 그리하여 십자가 위에서 “다 이루었다”는 선언을 하심으로 자신을 향한 아버지의 뜻(일)을 이루었던 것이다.

에니어그램으로 사회적 본능형 4번 유형은 지금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삶은 진짜가 아니라는 강박에 시달리는 특성이 있다. 언젠가 나에게 진짜 삶이 시작될 때까지의 징검돌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선망해 왔던 삶을 위하여 막상 퇴직을 했을 때 앞이 안보이고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 앞에 놓여진 밥상과 밥을 맛있게 먹지 않고 언제인가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 식사할 꿈을 꾸며 자신의 목구멍에 꾸역꾸역 밥을 몰아넣고 있는 것과 같다. 내가 ‘나’를 만나지 못하고 밖에서 자기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사람은 삶의 방황과 일의 방황에 시달리게 된다. 에니어그램은 존재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상황만 바꾸면 될 것이라는 인간들의 생각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를 통찰해 주고 있다.

예수는 남자만 바꾸면 자신의 팔자가 필 것이라는 생각에 남편을 다섯이나 갈아 치운 사마리아 여자에게 구걸하듯이 밖으로 물 길러 다니지 말고 네 안의 우물을 파라고 말씀하셨다.

죽어라고 방황한다고 해서 여섯 번째 남자와 산다고 해서 인생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빨리 고치 짓고 나비되는 길만이 너의 삶을 제대로 살게 하는 길임을 설파하신 것이다. 그러나 그 여인은 깨어나지 못하고 어디에서 예배를 드려야 하느냐고 공간과 상황에 대한 외적인 문제를 들이 대었다. 그 때 예수는 네 몸뚱이가 어디 있느냐가 아니라 네가 어떤 존재인가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 예배는 어디서( 예루살렘, 사마리아 산꼭대기)가 아니라 어떻게 (신령과 진정-태도와 마음의 중심) 드리느냐가 중요하다.”
이 말씀을 삶에 적용한다면 어디서 어떤 일을 하느냐 보다는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로 지금 일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수는 목수라는 직업과 십자가라는 사형도구마저 영화롭게 하였다. 스피노자는 대학교수를 고사하면서 “나는 내 직업(안경알 깍는 일)을 영화롭게 하겠다 ”고 말했다. 야곱 뵈메는 구두 수선공이었지만 하나님과 하나 된 인간 영혼의 위대한 기록을 인류에게 선물하고 있다.

진정한 성공은 사람들의 환호와 부러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분의 뜻을 알고 그 분의 일을 하는 데 있음을 알고 살아가는 데 신앙의 핵심이 있을 것이다.

하나님의 일은 우물가에서 한 여인을 만나는 것처럼 일상의 삶에서 이루어졌다. 우리도 예수처럼 내 삶의 모든 조건과 상황들이 아버지의 사랑을 전하는 일이 되도록 살아가는 태도가 중요하다. 일과 삶이 분리되면 자아의 성장과 확장이 멈추게 된다. ‘나’와 분리가 일어나는 순간 삶은 집행유예가 되고 만다. 하나님의 사랑, 하나님의 일을 펼치는 길은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게 ‘어떻게’를 묻는 일이다.
이병창 목사 / 시인·진달래교회 moam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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