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창 - 양심불량
마음의 창 - 양심불량
  • cwmonitor
  • 승인 2007.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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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억만 목사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몇 배로 늘어난 세금 내느라 백성들은 죽을 판인데, 국정 최고기관 비서실 2인자란 사람은 쩡아 씨를 찾으며 사랑타령하고 있으니, 우리는 도대체 무슨 희망으로 살아가란 말입니까.

그 오빠라는 사람은 얼마든지 심리적으로 이해 할 수 있겠는데, 문제는 우리 쩡아 씨가 연구대상입니다. 그녀는 다 드러나 사실을 갖고도, 자신은 싱글이고 여자이기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한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정신과에서는 이러한 행태를 ‘공상허언(空想虛言)증’으로 진단합니다. 곧 거짓말도 계속 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본인도 진실이라고 믿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 단계를 이미 지나 그것과 차원이 전혀 다른 ‘사이코 패스’로 보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사이코패스(psychopath)"란 독일 슈나이더 박사가 처음으로 소개한 이후 우리나라에는 이미 몇 년 전에 책으로도 출판되었고 또 유사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방송에서는 ‘사이코패스’에 관해 집중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번 일로 인해 또 모 방송에서 지난주에 이 주제를 갖고 토론까지 있었습니다. 그들은 거짓말과 속임수에 능하고, 자기중심적이며,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양심의 가책이란 찾아 볼 수가 없을 정도로 뻔뻔한 사기꾼과 화이트칼라 범죄 기질을 갖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은 처음에 이 증세를 정신병과 혼돈하기 쉽지만, 그들에게 흔히 나타난다는 비합리적인 사고와 망상과 같은 증상이 없다는 점이 그 병과 구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들은 평소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언제나 남을 속이느라 웃는 모습과 우는 모습을 구별할 수 없기에, 때론 지극히 정상적으로 보이나 사실은 정신병보다 더 무섭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사람들입니다.

학자들은 이 부류에 속한 사람을 1%에 해당된다고 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갈수록 더 늘어만 가고 있는데 그 원인은 무엇일까요. 먼저 유전(遺傳)적인 요인이 있습니다. 곧 인간행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이나, 공격성을 억제하는 세로토닌 분미물이 감소할 때 생겨날 수 있는 일입니다. 두 번째는 환경(環境)적인 측면입니다.

유년기 때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적 조건들이 요인이 되어 성인이 되어 그런 행동들을 하게한다는 것입니다. 신정아 씨도 유아 때 유복했는데, 성인이 되어 충족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기형적인 삶을 살게 했던 것입니다.

위 두 가지는 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지만, 저는 사회적(社會的) 측면을 더 추가하려고 합니다. 우리 사회는 경쟁을 부추기며 승자만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지극히 이기적인 개인주의를 만들었고, 아울러 타인에 대한 무관심(無關心)들이 사회 곳곳에서 사이코패스가 자리 잡을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한 격이 되었습니다.

사이코패스는 결코 신정아 씨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현재까지 시도되었던 모든 치료 프로그램들은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으로 나타나 재범이 더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이코패스로 성장케 하는 요인들을 제거하는 사회적인 측면에서의 예방 외에는 어떤 대책도 없을 것입니다. 그 예방(豫防)이란 다른 것이 아니라 먼저 그들을 볼 때마다 자신을 단속하자는 것입니다. 정신과의사들의 기피대상 1순위가 사이코패스 환자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그들을 싫어하는 것은 양심 자체가 없는 사람처럼 너무나 뻔뻔하고, 냉혈동물처럼 공감대가 없다는데 있습니다. 우리는 이 사건 후 두 사람에게 응어리진 울분을 맘껏 쏟아 부었지만, 왠지 개운치가 않는 것은 그들은 우리 자신의 잠재된 또 다른 모습이라는 것을 적어도 본인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무지 그 두 사람과 내 자신의 두 얼굴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요. 현대인은 겉은 멀쩡하지만 이미 속은 정신병(精神病) 증세 한 두 개씩은 달고 삽니다. 그것은 오직 승자만이 살아남는 무한 경쟁 속에서 그들은 특별한 성격장애자가 아니라, 이 시대에 생존하려고 미리 적합하게 진화해버린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므로 오직 자신만을 살기 위해 이웃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며 살았던 우리는 분명코 이미 그들과 공범(共犯)일지도 모른다는 자책이 분노 속에서도 석연치 않는 생각을 갖게 했던 것입니다.

일본어로 ‘사이코’란 최고(最高)란 뜻이 있습니다. 그들은 어쩜 최고가 되려고 도를 넘어서다가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정아 씨는 어리석은 현대인에게 분명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져주었습니다.

양심 없이 살았던 나에게 마음의 소리를 듣게 했고, 자신의 감정이나 고통에 대해서는 그리도 예민하게 반응하면서도 이웃에게 무감각했던 나에게 그들을 보게 했고, 또 자신의 이해관계엔 목숨 걸면서 공동체와 연약한 이웃에 대해선 한 없이 인색했던 자신의 실체를 바로 알게 했습니다.

그러므로 자각증세가 거의 없는 지방간처럼 양심불량 증세도 우리 스스로는 알 길이 없습니다. 방법은 하나입니다. 정기적인 검사(檢査)와 규칙적인 삶 그리고 긍정적인 자세가 유일한 대안(代案)이듯이, 날마다 이웃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며, 그를 통해 가야할 길을 앎으로 겸허하게 살아가는 것이 예방과 더불어 최선의 인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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