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사람 / 보고 싶다. 멧토끼!
자연과 사람 / 보고 싶다. 멧토끼!
  • cwmonitor
  • 승인 2008.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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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눈이 내리고, 강원도에는 폭설이 내렸다. 흔히 산토끼라고 부르는 멧토끼 발자국은 겨울 눈밭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걷지 않고 뛰어다니기 때문에 늘 뒷발이 앞발보다 앞에 놓여 네 발이 함께 찍힌 발자국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폭설이 내려도 고라니나 노루 발자국뿐만 아니라, 흔하던 멧토끼 발자국조차 보기 어렵게 되었다.

멧토끼는 우리 나라 고유종이다. 멧토끼는 굴토끼와 다르게 집을 만들지 않고 발육이 많이된 새끼를 낳는다. 멧토끼의 새끼는 날 때부터 눈을 뜨고 있으며, 털로 덮여 있고, 하루 안에 태어난 곳을 벗어날 수 있다.

멧토끼의 어미는 하루에 딱 한 번만 새끼들을 찾아 젖을 먹인다. 젖을 물리는 시간도 5분에 지나지 않고, 보통 한 달 안에 젖을 뗀다. 멧토끼는 야생 굴토끼보다 덩치가 크고, 빠르고, 잘 뛰어오르며 혼자서 생활한다. 따라서 포식자가 공격해 오면 멧토끼는 달아나지만, 굴토끼는 숨으려 한다. 귀가 유난히 큰데, 큰 귀를 이리저리 돌릴 수 있고, 작은 소리도 잘 듣는다.

뒷발이 앞발보다 훨씬 크고 길어서 깡충깡충 잘 뛴다. 낮은 산이나 풀이 우거진 곳에서 산다. 주로 밤이나 새벽, 땅거미질 때 먹이를 찾아 활동한다. 먹이는 풀이나 어린 나뭇잎, 나무 껍질이나 연한 가지, 풀 등이며, 가을에는 콩밭의 콩을 먹기도 한다.

멧토끼는 늘 다니던 길로만 조심스레 다니지, 쉽사리 새로운 길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눈이 온 날 멧토끼 발자국을 따라가 보면, 얼마 가지 않아서 다시 처음 자리로 되돌아오는 것을 알 수 있다.

멧토끼는 정해진 집 없이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지낸다. 짝을 짓고 새끼를 낳아 기를 때만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보금자리는 늘 다니는 오솔길에서 조금 벗어나서 수풀이 우거진 곳에 숨어 있다. 바위 틈에 생긴 굴도 이용한다. 보금자리나 쉼터 가까이에서는 똥도 안 누고 풀도 안 뜯는다. 흔적을 남기지 않아야 안전하기 때문이다. 산에 가면 멧토끼 똥이라도 있는지 찾아보자. 멧토끼 똥은 동그랗고 납작하다. 풀이나 나무껍질 같은 것만 먹어서 냄새도 안 나고 깨끗하다.

멧토끼는 먹이를 먹고 나서 처음 눈 똥을 바로 다시 주워 먹는다. 처음 눈 똥은 짙은 풀색으로 맹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싼 똥인데, 여전히 많은 영양이 들어있고 부드러워 이를 다시 먹어서 소화율을 높임으로써 영양분을 최대한 섭취하고자 하는데, 이는 내장에서 박테리아에 의해 형성된 다량의 비타민B를 섭취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싸자마자 바로 먹기 때문에 여간해서 보기가 어렵다. 이 똥을 먹고 나서 다시 누는 똥이 우리가 흔히 보는 누런색 똥이다. 먹은 것이 모두 소화돼 거친 섬유만 남아 있다. 똥 겉에 나무 껍질 부스러기 같은 것이 보이고, 거칠거칠하고, 잘 부서진다.

멧토끼 똥은 흔하지만 새끼를 낳아 키우는 보금자리나 쉼터 가까이에서는 보기 어렵다. 멧토끼 보금자리나 쉼터는 멧토끼가 늘 다니는 길과 이어져 있지 않다. 꾀 많은 멧토끼는 늘 오솔길에서 몇 발자국 멀리 뛰어 조심스레 쉼터로 들어간다.

우리가 산행할 때마다 토끼 발자국이나 똥이라도 흔히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눈이 그치면 가까운 야산에 가서 우리 나라 대표적인 야생동물인 고라니나 노루, 고유종인 멧토끼 발자국이라도 찾아보자.

고라니는 제주도에서는 살지 않지만, 노루는 한라산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다. 꽃사슴은 제주도를 포함하여 한반도 전체에 분포했으나 남한에서는 일제 강점기 이후에 사라졌다. 예전엔 그냥 사슴이라 불렀다. 보고 싶다. 꽃사슴! 멧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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