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도 말 많았던 남주홍, 박은경 장관 내정자가 자진 사퇴(辭退)했다.
야당에서는 보건사회부 장관으로 김성이 씨도 부적격자라고 끝까지 몰아붙이고 있다.
이것도 부족(不足)했던지 인사청문회에서 장관후보들의 코미디 같은 답변은 국민들을 부글부글 끊게 한다. 안타깝게도 이명박 실용정부의 첫 번째 시련은 의외로 인사(人事)에 있었다. 인수위가 두 달간 추리고 추린 사람들임에도 몇 사람은 땅 투기, 재산신고누락, 이중국적, 병역특혜, 탈세, 논문표절 등 의혹투성이였다. 정말로 능력과 코드에 맞는 사람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검증(檢證)을 잘못한 것인지 국민들은 지금 헷갈리고 있다.
이미 시중에는 ‘고소영’에 이어 ‘강부자’라는 조어(造語)가 떠 돌 정도로 인선에 대한 불신감이 고조되고 있다.야당(野黨)은 부자 내각에 대한 도덕성을 좀 더 부각시키면 4월 총선에 승산이 있다고 믿고 공격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전(以前) 정권에서도 인물난은 여전했다. 총리로 세운 사람의 부동산 투기에서 정책실장의 논문표절 의혹, 어느 장관의 병역비리와 이중국적 문제 등으로 울며 내려온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다.
언론에서는 이러한 결과는 좌파 10년을 거치면서 인재풀이 좁았고. 또 능력을 중시하면서도 부동산 검증(檢證)을 소홀했다는 점, 그리고 청와대 정무기능이 아직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몇 가지 요인들이 그런 실패를 불러왔다고 자체 분석(分析)하고 있다.
실제로 인선 팀이 가장 고민했던 일도 보수 진영에 속하면서 사회 경력과 능력을 겸비한 인물들은 거의 재력가(財力家)들이 많았다는 부분이다. 우리는 지금 단순히 재산(財産)이 많다는 자체를 갖고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재산 취득 과정, 재산권 행사의 불법이나 탈세 등에 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문제는 야당의 건수 차원이 아니라, 대한민국 상위(上位) 5% 집단들이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현실이 우리를 더 고민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부자(富者)들을 유독 더 싫어하는 이유는, 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즈(noblesse oblige)가 거의 부재(不在)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초기 로마시대에 사회 고위층의 사회봉사와 기부 등 공공정신까지는 기대(期待)하지도 않는다.
다만 정당한 방법이 아닌 불법으로 부를 축척한 것에 대해 분노(憤怒)하는 것은 투기가 극성할수록 서민들은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박탈되고, 전세 폭등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국가 발전의 위한 투자 자금이 부동산 투기로 흘려 국가 경쟁력까지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이명박 새 정부가 주창하는 경제도 좋고, 국민 성공(成功) 시대도 좋다.
하지만 진정 국민이 원하는 것은 법과 원칙이 지배하므로, 땀 흘린 만큼 거둘 수 있다는 믿음의 바탕 위에 세워나가는 나라다. 벌써부터 여당(與黨)에서는 인사 결과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총선 압승은 어렵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있는 모양이다.하지만 지금 눈앞의 총선(總選)이 문제가 아니다. 정말로 우리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려면, 이제라도 더 멀리 내다보고 근본적인 것부터 회복(回復)해야 한다.
첫째는 도덕성(道德性) 회복에 있다. 도덕성은 어느 시대나 인간 내면의 뿌리로서 품성(品性)과 아울러 개개인의 삶에 기본요소가 되고 있다.
뿌리가 시원찮은 나무는 결코 큰 나무가 될 수 없듯이, 도덕성이라는 뿌리가 약할수록 그 사회는 반(反)도덕적인 행위가 속출하여 국가 경제는 바로 세워질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도덕성(道德性)에 대해 말을 하면 고리타분하게 여기거나 아니면 성(性)윤리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도덕성은 그 정도 차원이 아니라 사회성을 담고 있는
공동 운명에 관한 중차대한 일이라는 점이다. 알고 보면 이것만큼 사회와 개개인의 삶 속에서 실제적(實際的)인 일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산업화를 통해 경제적 부(富)를 이루었지만, 거기에 비례하여 정신적인 빈곤과사회의 양극화 현상, 환경(環境)파괴 등이 이어지면서 도덕성은 소문도 없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이런 결과가 개인과 국가에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다주고 있는 것은 역사상 부패(腐敗)한 선진국은 존재한 적이 없었고, 거짓된 인생은 행복(幸福)한 적이 없었다는 것을 과거 역사와 주변 사람들이 증거 해 주지 않았던가.
한억만 목사 l 강릉포남교회 ponam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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