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 몸속의 몸, 옷속의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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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wmonitor
  • 승인 2008.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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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에서 지정한 2007년의 인물이 메블라나 루미(1207- 1273 )이다. 그는 이른 바 회전춤인 세마와 함께 그가 활동했고 생을 마감한 터키 코냐의 상징적인 인물이 되었고 신에 대한 절대사랑과 생명에 대한 그의 자비정신은 종교를 초월하여 많은 이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그는 모든 만물은 하나님의 피조물이기 때문에 사랑의 대상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그는 한 제자에게 돈을 주면서 빵을 사오라고 분부했다. 루미는 그 빵을 가지고 폐허가 된 집으로 향했다. 제자는 스승의 행적이 궁금해서 뒤를 밟았는데 새끼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미 개에게 빵을 먹이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먹이를 준 후에 돌아가면서 루미는 제자를 보게 되었고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 아까 그 개는 일주일간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자기 새끼들을 정성껏 돌보며 한 번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예언자께서는 ‘자비를 베풀지 않으면 (하나님의)자비를 받지 못하리라’고 말씀하셨다.

제자는 눈물이 나와 루미의 손에 입맞춤했고 이렇게 말했다. “동물에게 까지 관대하신 나의 스승이여 당신은 당신의 친구들을 사랑하고 항상 관대할 겁니다.”
루미는 제자의 말을 듣고 이렇게 대답했다. “ 위대한 자들의 자비는 보다 더 큽니다. 그들은 모든 피조물들과 그들의 친구들에게도 항상 관대하지요”

한국 땅에도 칡넝쿨조차도 함부로 밟지 않고 제자리를 찾아주며 길을 다닌 이세종선생이나 맨발의 성자로 일컬어지는 이현필 선생도 계시는 데 루미의 영성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된다. 입술에 예수를 올리고 가슴에 하나님을 모신 사람은 당연히 만물에 대한 사랑의 마음과 그에 따른 실천이 있어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 왜들 이럴까? 왜 이렇게 천박하고 소란스러운 종교가 되어버렸을까?

루미는 이에 대하여 중요한 지적을 하고 있다. “ 지식은 인간의 안내자이다. 따라서 지식을 갖춘 인간은 다른 창조물들보다 월등한 존재가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같을 수 있겠느냐? 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의 사랑은 오직 지식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자신의 지식의 몫을 지니지 못한 자들과 지각없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그러한 사랑과 멀리 떨어져 있다.”

지식은 목적이 아니라 창조주에게 인도하는 수단이다. 그것이 성경공부요 신학이라 하더라도 예외일 수 없다. 세상은 지식이 폭발하는 상황에 와있다. 교회 역시 온갖 종류의 공부들이 범람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을 하나님께 인도하고 인간을 풀어 자유하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지식은 희귀하지 않은가. 지식과 그 지식을 몸으로 삶으로 배우고 익히는 구체적 수행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루미는 “씨는 껍질이 없이 심으면 자랄 수 없기 때문에 껍질 있게 심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 의미는 종교의 율법과 의식이 곧 껍질과 같은 것이며 우리는 이 말에서 껍질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알 수 있다. 그는 종교적인 율법과 명령을 실행하며 하나님께 경배를 드릴 때 형식적이나 모방적인 행위가 아닌 진실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루미의 시 가운데서 “ 많은 사람들을 보았지만 그들 몸 위에 옷이 없고 많은 옷들을 보았지만 그것 안에 사람이 없다”라는 구절을 좋아한다.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으라는 바울 사도의 말씀처럼 옷이란 존재의 뿌리요 근원이다. 내가 나일 수 있는 근거, 내가 나로 살아가는 힘의 근원이 옷의 상징이다.

사실 그 옷이 없는 사람은 몸조차도 없는 것이다. 그는 이미 실존적으로나 영적으로 비존재이기 때문이다. 또한 성서는 인간의 육체를 천막집이나 낡아질 옷으로 비유한다. (고후 5:1-5) 인간은 육체의 몸에 하늘의 몸을 , 가시적 옷이 아닌 하늘 사람으로서의 옷을 입어야할 존재이다.

인간의 모든 신비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지상에서 나라고 하는 육체 안에서 ‘얼 나’를 깨어나게 해야 하고 그 ‘얼 나’ 위에 입혀야할 흰옷을 준비해야 한다. 한 교회 안에도 옷을 입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성서는 사데교회를 통하여 경고하고 있다. “이긴 사람은 모두 흰 옷을 입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의 이름을 생명책에서 지워 버리지 않고 내 아버지와 천사들 앞에서 내 사람이라고 분명하게 말할 것이다. ”(계3:5)

인간의 영광과 비극은 바로 여기에서 결판이 날 것이다. ‘나’를 찾고 옷을 준비하는 자들은 복이 있다. 그들은 아버지의 아들로서의 영광을 누리게 될 것이다.“ 그때 이런 음성이 들려 왔습니다. ‘보라 내가 도적 같이 오리니 누구든지 깨어 자기 옷을 지켜 벌거벗고 다니지 아니하며 자기의 부끄러움을 보이지 아니하는 자가 복이 있도다.” (계16:15)


이병창 목사 / 시인·진달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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