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 최상의 자유, 진정한 자유
에니어그램 / 최상의 자유, 진정한 자유
  • cwmonitor
  • 승인 2008.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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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사실로 살아가는 사람과 환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연애소설을 많이 읽고서 자칭 연애박사 연하는 사람들처럼 한 번의 실제적 경험도 없이 자신의 두뇌 안에서 일어난 생각과 자신의 현실을 착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명상에 관한 책을 읽었다고 명상을 잘 아는 것은 아닌 것처럼 에니어그램 역시 에니어그램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아는 것과 그것을 경험하고 자기존재의 성숙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것일 수 있다.

이해와 경험이 함께 만나지 못한 사람이 자신의 집착과 내면의 두려움을 파악하고 에고의 문제를 극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기에 에고는 인간의 무지와 나약함을 먹고 산다는 사실을 깊이 통찰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통찰이 없이 설문지를 가지고 몇 번 유형인지 파악하려고 하는 작금의 현실은 에니어그램을 근본적으로 오해하게 하는 부작용을 낳을 뿐 아니라 자신의 에고가 투사하는 이상형을 자신으로 아는 착각으로 이어지게 한다.

인간은 자기 자신에 대한 자아상이 있는 데 그것은 지극히 편협하고 제한 된 것이며 고양이의 눈으로 개를 보는 식으로 상대를 보게 한다. 이런 상황 하에서 벌어지는 현실은 픽션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성격이란 거짓자아, 곧 육적 본성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성격을 극복한다는 것은 거짓자아의 죽음이요 에고로부터의 거듭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면 과거의 자신이 아닌 것처럼 더 이상 과거의 ‘나’가 아닐 때 인간은 최상의 자유로운 존재가 된다. 하나님을 만난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는 말은 바로 이런 경우를 말함이다.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은 누구나 과거의 나로 사는 삶에 종지부가 찍어졌던 것이다.

에니어그램이 주는 지혜는 불멸의 영혼을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안개 같은 것들과 동일시하거나 그 것들을 우상으로 섬기지 말라는 것이다. 이미 지나간 것들을 붙잡고 현재의 삶을 놓치지 말라는 데 있다. 또한 일시적인 자유가 아니라 최상의 자유, 진정한 자유를 밖에서 찾지 말고 자신 안에서 찾으라는 데 있다. 바로 여기에 의식의 초점을 두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내(I AM)가 나(Ego)로부터 자유하고자 하는 절실한 열망을 갖는다는 것은 삶의 기초중의 기초이다. 그러나 이것을 놓치면 그의 인생은 죽도 밥도 아닌 상태로 되고 그는 자신과 세계에 대해 무관심한 인간이 되고 만다. 죄인이란 열정이 사라지고 영혼의 감각이 마비되어 자신을 속박하는 사람이다. 자신을 조이고 사는 인간은 그 존재 자체가 지극히 폭력적이다. 그는 자신을 공격하고 타인과 이 세상을 향해 언제라도 공격할 준비가 되어 있다.

에니어그램도 시도 종교도 모두 자유를 향한 깊은 간절함과 통하고 있다. 햇빛을 모으면 불을 일으킬 수 있듯이 우리의 의식을 모아 집중해야 하는 데 우리는 너무나도 사소한 것들에 집착하느라 내 자신의 자유를 낭비하고 삶을 멍들게 하고 있다. 우리는 너무나도 무가치하게 내 자신의 삶을 스스로 폐기처분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폐기처분해야 할 것은 에고에서 나오는 이기심과 탐욕, 천박한 공격성, 오만과 무례함, 불평과 불친절, 약자를 무시하는 비정함 등이 아닌가.

인간의 길은 거짓자아를 부정하고 ‘얼 나’와 하나님을 무한 긍정하는 데 있다. 구원도 영생도 바로 이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그러나 몸나와 에고를 무작정 부인하거나 부정한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에고를 잘 알고 통찰하는 지혜 속에서 불멸의 비밀을 알아 간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양파껍질을 벗겨 가는 것처럼 자신의 에고를 벗겨나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나에게서 나에게로 가는 길이 열리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또한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에고를 분리시키는 것은 게가 자기 등껍질을 벗은 채 바닷가를 배회하는 것처럼 위험한 일이다. 에고의 자기방어 기제는 험한 세상에서 험한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힘과 권위가 될 수 있다는 것도 깊이 유념해야 한다.

우리는 비참한 배고픔을 통하여 밥의 가치를 깊이 알게 되는 것처럼 나의 부끄러움을 통하여 부끄러움을 극복해 가는 과정의 존재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과거의 부끄러움 또는 업적에 매여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 네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하라” (마 6:3)
오른 손이 한 선행(과거)에 매여 있으면 왼손이 행해야할 기회를 놓치게 될 수 있다. 에고에 매여 있는 데 어찌 왼손이 모르게 선행을 할 수 있겠는가. 내 영혼을 울타리처럼 둘러싼 성격의 장애물을 부수고 나갈 때 우리는 ‘나’에 대한 참된 이해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그 때 우리는 환상과 과거로부터 깨어나 최고의 자유를 누리게 될 것이다.

이병창 목사 / 시인·진달래교회 moam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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