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 왕인가? 노예인가?
에니어그램 / 왕인가? 노예인가?
  • cwmonitor
  • 승인 2008.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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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는 잃어버린 나라에 대한 원초적 추억이 있다. 그것은 에덴이요, 하나님의 형상이며,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표현되기 도 한다. 인간은 자기 안에 있는 나라의 영화로운 왕이었고 주인이었다. 그는 만물의 이름을 지어 주고 관리하는 책임적 존재요 만물의 영장이었다. 바로 그런 ‘나’에 대한 향수가 있기 때문에 인간의 방황은 끝이 없다.

성서는 인간이 자신의 나라를 회복하려면 인간의 본질인 하나님의 형상을 발견하여야 한다고 말씀한다. 신의 형상으로서의 ‘나’에 대한 각성, 하나님과의 하나 됨, 그것이 나의 나라를 회복하고 존재의 왕권을 되찾는 길이다. 인간의 지성소요 인간의 영광인 신의 형상 안에서 하나님은 홀로 숨어 계시고 나를 기다리고 계신다.

그분은 나를 통해 이 세계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신다. 마치 맑아진 가을 강물에 내려온 가을 하늘처럼. 강물 속의 하늘처럼 하나 됨의 일치가 일어날 때 하늘나라는 내 안에 있고 나는 그 나라에 머물고 있음을 알게 된다. 가을 강처럼 나의 나 됨을 찾아갈 때, 나를 통해서 드러나시는 그 분의 모습은 더욱 분명해진다.

“빌립아,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너희와 같이 있었는데 아직 내가 누구인지 모르느냐? 누구든지 나를 본 사람은 아버지를 본 것이다. 그런데도 너는 아버지를 보여 달라고 하느냐?” (요한 14: 9)

진리로 발효된 그리스도인을 베드로사도는 ‘왕 같은 제사장, 왕의 제사장’이라고 말하고 있다. 왕이 누구인가. 하늘과 땅과 이 세상의 중심을 잡아주는 사람이다. 즉 가온의 역할이다. 가고 오는 지금 여기에 점을 찍는 사람이다.

그는 스스로 존재하는 자유인으로서 존재의 왕이다. 세속의 왕들처럼 지배하기 위해 권력과 무력을 사용하는 왕이 아니라 사랑과 헌신으로 나아가는 왕이다. 그는 하나님과 자신의 영혼을 조율한다.

그 조율의 기본음으로 자신과 세상을 치유한다. 자만과 속임수를 내려놓고 솔직 단순한 삶을 추구한다. 그는 자신을 끊임없이 유혹하는 에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는 에고를 자기 백성의 하나로써 다스릴 뿐이다. 생각과 감정과 행동을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는 속임수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하나님의 속성은 무한이고 영원이며 거룩이다. 그 하나님을 내 안에 모신다면 에고의 나는 어떻게 될까. 자신의 에고를 강화하고 만족시키려는 노력을 하면 할수록 왕으로서의 ‘나’는 노예로 전락될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통찰해야만 한다. 그것은 내가 나의 짐이 되는 인생이요, 죄인의 삶이다. 그것은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아야할 신성한 삶의 의무, 가장 근원적인 존재의 의무를 망각하는 일이다. 지상에서의 삶의 목적은 바로 여기에 있다.

죄인은 자신을 조이고 사는 사람이다. 자신을 괴롭히고 학대하고 무시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자신의 뜻대로 안되면 화를 내고 공격적 에너지를 사용한다. 그것이 에고에 속는 착각이라는 것을 알지 못 한다. 이 착각에서 인간은 길을 잃었다. 자기기만의 환상에 속아 사는 인생임을 알아차리고 일단정지를 한 다음 방향을 돌이키는 것이 회개이다.

이 회개가 있어야 구원이다. 구원은 교리를 믿는 신념이 아니라 자기 영혼에 대한 각성이요. 에고의 무덤을 깨치고 부활의 믿음으로 올라서는 데 있다. 그것은 먼저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하나님 나라의 회복이요, 거룩한 통치권을 행사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 나의 생각과 느낌과 행동을 섬세하게 다스리고 그 세 개의 나에 대한 중심을 바로 세우는 작업이 있어야만 한다. 이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는 하나님 나라를 유업으로 받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눈에 보이는 일에만 관심을 두고 보여 지는 것들에 의해 순간순간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에게 마음의 평안과 자유는 있을 수 없다.

물고기는 자신이 물속에 있는 것을 알지 못한다. 인간 역시 하나님 안에서 ‘나’와 그 분을 잃어버리고 있다. 그러기에 ‘나’없는 ‘나’로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하나님을 자기의 이기적 뱃속에 담고 있기 때문에 자기 영혼의 보물과 이 세계 전체가 ‘나’의 나라요, 내가 그 나라의 왕이라는 사실을 알 길이 없다.

그들은 마른 샘처럼 상상력과 창조력이 고갈된 삶을 살아 간다. 우주는 한 없이 넓고 하나님의 나라는 무한하다. 그 나라는 늘 ‘나’ 가까이 있다. 인생을 두려움과 걱정으로 살아갈 것인지, 무한하고 충만한 힘과 지혜와 사랑을 누리며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지혜로운 선택이 바로 내 앞에 놓여 있다. 그 선택의 결과에 따라서 왕으로서의 삶을 살 것인지, 아니면 노예로서의 삶을 살 것인지가 결판이 날 것이다.

이병창 목사 시인·진달래교회 moam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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