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욥의 세 친구, 엘리바스나 빌닷이나 소발이 고통은 무조건 죄의 결과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욥기의 저자는 이러한 시각을 초월하여 고통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욥은 친구들의 충고가 일반론에 불과한 것으로 이미 자신도 다 알고 있는 것이라고 하면서 친구들이 자신의 처지를 피상적으로만 보는 것을 안타까워한다.(12:2~3).
그래서 욥은 하나님께서는 일반적인 원리를 거슬러 악인에게 평안을 주시고, 의인에게 고통을 주기도 하신다는 것을, 짐승들도, 공중의 새들도, 땅도 잘 알고 있으니, 차라리 인생의 문제들을 자연의 미물들에게 물어 보라고 답변하고 있다. (12:6~12).
욥은 자신의 생각을 토대로 능력과 지혜가 충만하신 하나님의 역사가 이 땅에서 참으로 다양하고 복잡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여러 가지 예를 들어 제시하고 있다. 하나님의 역사가 이렇듯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 원리만을 그 모든 현상에 다 적용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역사는 인간의 원리를 뛰어넘는 것으로, 온전히 그의 주권에 속한 것이다. 하나님은 지혜가 오묘하시므로 그 비밀을 우리가 속단할 수 없다는 뜻이다.(12:13~25).
죄 없이 고통당했던 욥이 얻은 결론은, 하나님은 주권자이시므로 그가 어떤 일을 행하시든지 그 일에 대해 찬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욥은 곤경 중에서도 하나님의 선하심과 권능을 신뢰하고 스스로를 낮추며 여호와의 위대하심을 인식한다. 욥기는 이와 같이 하나님이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 있는 자들’의 주이심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 기록한 책이다.
욥은 친구들에게 “공중의 새들에게 물어 보아라”(12:7) 하고, 이어서 결론으로 “모든 생물의 생명이 하나님의 손 안에 있고, 사람의 목숨 또한 모두 그분의 능력 안에 있지 않느냐?”(12:10) 하는 말로 답변하고 있다.
욥기는 “고통에도 하나님의 뜻이 있다.” 라는 말을 조용히 들려주고 있다.
이 기 동(李 紀 東)목사 부여 수암교회(시인,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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