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 감각의 깨어남에 대하여 ( 2 )
에니어그램 / 감각의 깨어남에 대하여 ( 2 )
  • cwmonitor
  • 승인 2008.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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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별을 보며 그 아름다움을 찬탄하는 사람을 향하여 시력이 좋지 않아 별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무어라고 말할까? 흥겨운 음악소리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을 바라보면서 귀먹은 사람은 무어라고 말할까? 불고기 냄새에 군침을 흘리는 사람을 향하여 코가 막힌 사람은 또 무어라고 말할까?

인간의 오감 감각 중 어느 하나가 마비된 사람은 정상적인 판단과 소통을 하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현대인들은 예민한 감각기능이 거의 마비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 그중에서도 후각기능은 너무나 많이 퇴화되어 있다. 인간의 신성의식이 깨어나고 성장해 가기 위해서는 감각기능부터 정상화 되어야만 한다.

그것은 육체의 감각이 마비된 사람은 감성기능은 물론 영적 감각 기능까지 제대로 작동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감각은 감성의 문이고 감성은 영성의 문이라는 사실이다. 같은 동작을 해도 예를 들어 춤을 출 때 손이 움직이는 동작과 함께 공기와 파트너의 에너지 파장을 감지하면서 한다면 보다 다르고 깊은 감동을 줄 수 있는 춤동작이 될 것이다.

인간의 의식이 깨어난다는 것은 감각기능의 회복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예전에 보이지 않았던 아름다움의 빛이 보이고 소리가 들려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빛과 소리가 하나로 통하게 되는 단계로 접어들게 될 때 사랑과 자비의 세계가 열리게 된다. 예수께서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은 죽은 인간의 감각을 되살리고자 함이었다.

“나는 영적으로 눈(코, 귀, 혀)이 먼 사람들은 눈을 뜨게 하고 맹인이면서 스스로 본다고 생각하는 자들은 심판하러 이 세상에 왔다.” (요한 9:39 )

그런데 왜 인간은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게 되었을까? 이 물음에 대하여 힌트가 되는 말이 있다. 인도인들의 시간 단위에 ‘찰나’가 있다. 찰나는 손가락을 탁 튕기는 시간인데 현대의 시간단위로 75분의 1초라고 한다.

인간의 마음은 찰나에 9백번 바뀐다고 한다. 인간은 그만큼 자기 안에서 일어났다 사라지는 세계를 인식하지 못한 채 기계적 반응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영화는 1초에 24장의 사진을 연속으로 보여주어 동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의식 안에서 일어났다 사라지는 영상들의 심연은 얼마나 깊은 것인가. 인간은 낮밤으로 잠자고 있다는 말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이에 대하여 후각을 예로 들어보자. 인간은 호흡을 통하여 콧구멍 속의 수신기관에 와닿는 분자들의 전기 자극을 감지한다. 이 접촉은 1/1000 초 동안 지속된 다음 두뇌의 기억장치가 냄새를 되살려 준다. 그 냄새에 대한 반응은 자궁 속에 있을 때 어머니가 섭취하던 음식의 향기를 통하여 학습했던 지각과 직결되어 있다. 향기는 입맛과 연결될 때가 많다. 이러한 학습효과는 음식뿐만 아니라 인간의 체취에 대한 끌림과 밀어냄의 반응을 일으킨다. 특히 향기에 민감한 여성의 경우에 있어서 후각은 남성 파트너에 대한 호감을 결정짓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된다. 후각의 상실은 성적관심의 상실을 동반한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고대로부터 향수가 인간의 창조적 작업 중에 중요한 요소가 되어왔다.

코는 냄새만 맡는 것이 아니라 냄새 이상의 냄새도 맡는 기관이다. 예민한 간호사나 심리치료사들은 환자의 정신적 상태, 예를 들어 불안한 심리상태까지 냄새로 감지된다고 한다. 정신분열증 환자의 독특한 냄새가 있다고 한다.

숙련된 맛사지사들은 고객들이 몸의 긴장이 이완되고 기분이 좋아지게 될 때의 체취변화를 알아차린다. 현대인들은 너무나도 바쁘게 살다가 후각의 섬세함을 잃어버렸고 급기야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다. 인간들이 후각기능을 잃어버리게 되니까 인공향기를 자꾸만 뿌려대게 된다. 공공장소는 물론 인간이 접할 수 있는 모든 것들에 인공향기가 뿌려지고 있다. 여기에는 고도의 계산된 상업목적이 숨어 있다. 그에 따라 인간이 가진 50만개의 후각세포가 날로 퇴화 되어 가고 있다.

우리의 삶이 풍요해지고 건강해지기 위해서,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대한 생존감각을 되살리기 위해 우리의 후각을 되살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니코틴에 중독된 사람들이 담배를 끊게 되면 두세 달이 지나면서 새로운 향기를 지닌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그의 이웃들까지도 그의 몸에서 나오던 악취가 사라졌음에 놀라게 될 것이다. 후각에 깨어날 때 인간의 의식은 그만큼 무한하게 넓혀지고 삶의 건강성을 회복하게 된다.

눈을 뜨고 깨어날 때, 음식과 차를 마실 때, 공간 안에 들어 올 때 나는 어떤 냄새의 감각과 함께 있는가? 나를 스쳐가는 사람, 내가 만나고 이야기 하는 사람, 일하고 있는 사람의 향기는 어떤가? 꽃과 풀잎, 덮고 있는 이불......들의 향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그렇게 할수록 우리는 삶의 권태로움에서 벗어나 살맛을 제대로 느끼게 될 것이다.
이병창 목사 시인·진달래교회 moam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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