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 자기 자신으로부터 깨어난 여성이 되라
에니어그램 / 자기 자신으로부터 깨어난 여성이 되라
  • cwmonitor
  • 승인 2008.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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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창 목사 (시인·진달래교회 moamm@hanmail.net)

외국여행을 하면서 발견한 것 중의 하나는 그곳에 사는 여인들의 모습, 그 중에서도 발걸음이 얼마나 당당하냐의 여부에 따라 그 지역의 행복도가 좌우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민도가 낮은 곳일수록 여인들이 천대 받고 지친 소나 말처럼 살고 있었다.

남자는 고운 옷에 빈 몸으로 걸으면서 그 옆에 엄청난 짐을 지고 산길을 올라가던 네팔의 여인들을 나는 잊지 못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탄자니아의 마랑구에서 보았던 여인들은 발걸음이 너무나도 당당하였다.

나는 아직까지 그런 발걸음을 가진 여인들을 한국 땅에서 보지 못하였다. 휴대폰 하나를 가슴 속에서 꺼내어 통화하고 있는 모습조차도 예술로 보이던 감동의 장면을 기억하면서 인간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자존감이란 자신을 신뢰하고 존중하는 마음이다. 믿음이란 내 안에 계신 그 분을 믿는 믿음으로 자신을 믿어 주고 존귀하게 대우하는 자각이다. 그러므로 자신을 무시하는 일이야 말로 가장 큰 신성모독이다.

하느님이 주신 힘을 사용할 줄 아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믿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자신을 비하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자신을 똑바로 세웠다. 남들이 얼마나 나를 귀여워하고 예쁘게 보느냐하는 것에 연연하지 않았다. 자신의 신념과 감정을 존중하고 행동했다.

인생은 누가 나를 대신해 주지 않는다. 아니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밥을 대신 먹어 줄 수도 없고 대신 어떤 느낌을 느껴 줄 수도 없다. 이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한다면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용기라는 점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인생을 두려움 속에서 남의 기대에 맞추느라 전전 긍긍하면서 살아가지 않고 소신 있게 살아간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 이스라엘의 어머니로 추앙받는 판관 드보라를 생각해보자. 드보라는 개인 간의 송사만을 다루지 않고 민족의 숙원인 원수 시스라의 군대와 맞서 싸우도록 바락에게 명했다. 그러나 바락은 드보라가 함께 가면 싸우겠다고 말했다.

당시의 이스라엘은 농민군이었고 시스라의 군대는 현대화된 철 병거를 갖춘 정규군대였다. 그러나 큰비가 내려 이스라엘은 승리를 거두게 된다. 시스라는 헤베르의 아내 야엘의 천막에 숨었다가 야엘에 의하여 관자놀이에 말뚝을 박혀 죽게 된다.

향후 40년동안 평화를 가져온 전쟁의 승리자는 여성인 야엘이었다. 판관기 5장은 이 전쟁에 대한 드보라의 노래이다. 방패나 창이 하나도 없는 이스라엘 군대였지만 드보라는 자기 자신에게 노래했다.

“ 깨어나라, 깨어나라, 드보라야. 깨어나라, 깨어나라, 노래를 불러라. (12절) 그리고 승리의 하나님께 찬미를 드린다.
드보라는 여성이었지만 판관이며 장군이며 이스라엘의 지도자였다. 장수인 바락도 전쟁에 대한 불안에 떨 때 드보라는 바락에게 부족한 확고한 믿음의 능력을 불어 넣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불안에 떨지 않고 그 불안을 향해 공격했다. 그는 실패주의를 실패시킨 것이다. 그녀는 승리의 열매가 자신에게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진정한 승리자는 무력의 힘이 아니라 계략을 써서 적장을 죽인 야엘이었던 것이다.

병법의 요체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길이다. 그것은 사물과 일어난 현상의 배후를 살필 줄 아는 지혜가 있어야만 가능한 길이다. 나를 알고 적을 알고 문제를 알고 현명한 지혜와 판단력, 승리에 대한 확신이 있을 때 가능하다. 때를 알고 기다리고 주어진 상황과 조건을 완벽하게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런 지혜로 우리는 가정을 다스리고 자녀를 교육하고 사회적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남자의 힘이 빠졌을 때 남자를 자신의 뒤에 숨기기도 하고 힘을 불어 넣기도 하고 함께 싸울줄 아는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지 않은 가.

드보라는 깨어난 사람이고 일어선 사람이고 한 남자의 두려움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바락의 두려움을 보았지만 그를 연약하게 하지 않고 딛고 넘어서게 했다. 두려움에 매몰되지 않고 상황을 역전시키기 위하여 도전하고 행동하게 하는 힘이 여성에게 있다는 것을 드보라는 깨우쳐 주고 있다.

두려움은 인간의 기본적 정서이지만 믿음은 그 두려움보다 내가 더 커질 수 있도록 이끄는 힘이다. 사랑을 받지 못하고 무시당하면서 성장한 사람들은 주눅이 들어 싸워야 할 때 싸우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일으켜 세워주는 데 있어 여성의 도움이 결정적일 수 있다는 지혜를 드보라는 보여주고 있다.

드보라만 판관이 아니다. 어머니는 가정에서 판관 역할을 하지 않는가. 판관은 제 3의 역할에 서서 약자를 옹호하고 그들의 생존권을 찾아주고 관계가 조화로울 수 있도록 조정한다. 이 시대의 재판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 한다.

그것은 시비의 법적 조항에 매여 있기 때문이고 법적 적용의 잣대가 힘 있는 자 쪽으로 기울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생존권에 대한 관점, 약자에 대한 균형으로 법의 정신이 나타난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 성숙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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