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창 / 잔상(殘像)
마음의 창 / 잔상(殘像)
  • cwmonitor
  • 승인 2008.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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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인구가 3천만이 넘는 IT강국 대한민국이 지금 때 아닌 음란(淫亂)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애 어른 할 것 없이 음란물에 영향 받지 않는 사람이 별로 없을 정도로 코리아는 이상하게도 음란물의 강국이 되어가고 있다.

세계 최고의 정보(情報)화와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자부심 이면에, 이러한 부끄러운 자화상을 더 이상 외면할 수가 없다. 청소년들은 ‘어디가 끝내준다’, ‘내가 최고의 사진을 갖고 있다’면서 음란물을 과시용으로 여기며 정보를 교환하는 그들에겐 자신들도 모르게 마약(痲藥)이 되어버린 음란물을 하루라도 안 보면 불안해 견디지 못하는 인생의 암초가 되어버렸다.

안타깝게도 이 불은 초등(初等)생까지 이미 번져갔으니 어쩌란 말인가. 대구 모 초등학교에서는 상급생 학생들이 음란물을 보고 그 내용을 모방하여 후배들에게 변태적 성행위를 강요했다는 것은 음란물의 악영향이 어느 수준에 와 있는가를 알게 하는 좋은 사례가 된 격이다. 직장(職場)인에게는 오래 전부터 관행된 일이었다. 야한 동영상에 빠져 새벽까지 자판에서 손을 떼지 못하다가 토끼 눈이 되어 회사에 출근하는 그들로 인해 직장에서도 대책을 세울 정도라고 한다.

음란물에 대한 부작용(副作用)은 이젠 청소년들에게만 극한 되는 것이 아니라, 이렇듯 초등학생과 성인들에게도 그들과 비슷한 정도의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잇따르면서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되었다.

음란물로 인한 여러 피해들이 많이 있지만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엇보다도 잔상(殘像)에 있다.
사람은 시각적인 어떤 매체를 접했을 때, 반드시 잔상이 남게 된다. 어떤 사람을 만난 후에 다시 그 사람을 만날 때까지 잔상은 그 사람을 대신(代身)한다.

시간이 흘러도 잔상은 쉽게 지워지지 않음을 알고 사람들은 깜짝 놀라곤 한다. 우린 나이가 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줄 알지만, 중년이 되어서도 거울 속에 나타난 또 다른 자신의 모습 속에서 아쉬움과 그리움이 묻어나오는 것을 보고 인생의 여상(如常)함을 느낀다.

물론 좋은 잔상이라면 그것은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기에 오히려 생의 좋은 자원(資源)이 될 것이다. 그래서 연예인들은 대중적인 이미지로 다가가므로 긍정적 잔상이 생겨나도록 그 사람을 언제나 생각나게 하는 중독성을 의도적으로 만들기 위해 이러한 잔상의 법칙을 역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어떤 회사에서는 우뇌 활성화를 위하여 잔상이미지를 사용할 정도로 잔상의 법칙은 어떤 자원과 비할 수 없는 뇌 속의 무한한 자산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인생에서 성공(成功)과 실패란 물질과 지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어떤 잔상을 갖고 있느냐에 달려있다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음란물은 명백하게 부정적(否定的)인 잔상만을 만들어준다. 음란물을 접속하면자신이 보았던 영상의 잔상이 남아 모든 신경세포를 감염(感染)시키듯이, 모든 영역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한다. 마치 구름에 떠 있듯 몽상(夢想) 속에 헤매느라 자기 일에 집중할 수 없어, 학생은 학업을 포기하기에 이르고 직장인은 사직이라는 최악의 경우까지 다다르게 된다.

이러한 잔상은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고, 매사에 자신감을 잃게 만들어 급기야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포기(抛棄)하게 만든다. 나중에 가서야 그 잔상의 해악을 알고서 나쁜 이미지를 제거하려 나름대로 노력해보지만, 어느 한 순간 유사한 영상이나 그림을 보고선 다시 자극을 받아, 또 다른 음란물 앞에서 클릭하는 모습 앞에서 끝없이 나락(奈落)으로 떨어지는 자아를 보며 인생은 더 깊은 좌절 속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부정적인 잔상은 자신도 모르게 잘못된 성 개념의 포로(捕虜)가 되게 한다. 사람을 대할 때, 인격적인 관계로서가 아니라 성의 대상으로만 상대를 쳐다보게 한다. 심지어 어머니까지도 음란(淫亂)물에서 보았던 어떤 여자로 착각하는 자신을 보며 괴로워한다.

어느 학생은 화장하는 누나를 보고서 갑자기 여자(女子)로 느껴졌고 이어서 비디오 내용과 겹쳐져 깜작 놀랐다고 고백했다. 급기야 거리에 다니는 모든 여자들이 더럽고 추한 존재로 보이기 시작한다. 이렇듯 성(性)을 오직 행위로만 부각시키는 음란물은 부정적인 잔상을 만들어주면서 사람들에게 더럽고 추한 성 개념을 만들어 남녀 모두를 저질로 만들어 버린다.

그러한 성에 관한 잘못된 의식(意識)들은 여기에 한 단계 더 나아가 이제는 행동으로 옮기면서 문제를 더욱 커지게 만든다.

초보 단계를 지나면 음란물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반드시 직접 경험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먹이를 찾는 야수처럼 성적대상을 찾아 거리에 나간다. 책임을 지는 사랑이 아닌 욕구만을 분출하는 풋내기 사랑이 횟수를 거듭할수록 인생은 더욱 자신감(自信感)을 잃게 한다.

단회적인 이런 충동적인 행동보다 더 두려운 일은 이제는 점점 더 자극적인 내용만 찾으며 다니기에 결혼 이후라도 정상적인 부부관계에서는 불감증이생길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음란물은 이렇게 잘못된 성의식을 가져다주고 성충동이라는 덫에 걸리게 만든다. 아울러 정상적(正常的)인 생활이 불가능하게 만들어일의 능률이 떨어뜨리므로 이것보다 인생에서 큰 암초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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