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원 목사(사랑의원자탄운동본부장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어느 늦은 밤 다급한 전화가 왔다. “거기 신망애죠? 여기 장애인이 있으니 빨리 데려가세요.”
초면에 너무 심하다 싶어 화가 났지만 꾹 참고 자초지종을 물었다. 집을 사서 이사를 왔는데 전에 살던 주인이 장애인 자식을 데리러 오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집을 팔고 이사를 가면서 장애를 가진 자식을 마치 쓰레기처럼 버리고 간 것이다. 그녀를 신망애 재활원으로 데리고 오면서 그녀가 느꼈을 두려움과 절망감에 가슴이 저렸다.
또 한분 57세 된 권사님을 소개한다. 80이 넘으신 시아버지와 시어머니를 봉양하고 계시는데 두 분이 다 뇌졸중으로 쓰러져서 대소변을 받아내고, 식사도 호스로 해 드린다고 한다. 그 권사님은 오랫동안 뒷바라지를 해오다가 요즘은 정신적인 이상증세를 보이는데다 설상가상으로 파킨슨병이 생겨 더 이상 봉양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고 뒷바라지를 했다. 그런데 그 남편마저 허리를 다쳐 가족 모두 환자가 되었다. 결혼을 하지 않은 두 자녀는 견디다 못해 집을 나가 소식을 끊고, 이제는 환자 네 명만 남아 있다. 수입이 없어 하루하루 사는 것이 빚이고, 끼니 걱정까지 해야 하는 막막한 입장이다.
또 한 사람,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다섯 살 난 아연이는 얼굴에 거대하게 자라나는 악성종양으로 세 차례에 걸쳐 대수술을 하였다. 앞으로도 계속 성인이 될 때까지 종양이 자랄 때 마다 뼈를 긁어내고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만 한다.
아연이 아버지 이영학 씨 역시 유전성 거대 백악종으로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다.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하는 고통 중에 있으나 본인의 아픔과 치료보다는 딸 아연이를 살리는 것이 더 급하다.
그래서 자신의 고통은 아랑곳없이 희망국토대장전을 펼치며 도움을 호소하더니 요즈음은 명동거리에서 짱구 캐릭터 복장을 하고 사랑과 관심을 호소하는 모금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오직 딸을 살려내고 싶어 안타까운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눈물을 닦아 줄 천사가 필요하다. 이제 우리가 닦아 드려야 하겠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정성이 모이면 희귀난치성질환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 아연이네와 질병과 장애로 절망에 처해 있는 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드릴 수 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환경에 살고 있나? 그리고 그곳에서 어떻게 행복을 누리고 있는가? 우리 한 번 고개를 들고 눈을 크게 떠보자. 주위에 행복을 잃어버리고 한숨과 눈물로 마지못해 살아가는 분들에게도 관심을 가져보자.
예수님은 강도만나 죽어가는 사람에게 바로 우리에게 선한 사마리아 사람이 되라고 간곡히 부탁하고 있다. 받은 달란트로 일하지 않고 있으면, 그것이 곧 죄가 되며 있는 것 마저 빼앗겠다고 말씀하셨다.
주님은 이들을 돌아보는 사랑의 천사로 나를 보내셨다. 나는 이 사랑의 천사 역할을 어떻게 감당하고 있나? 고장 난 채 먼지만 덮여있는 전등은 아닌가? 혹 내 마음에 남을 돌아보지 않은 이기심만 가득하다면, 고치고 닦아 사랑의 빛을 내는 등대가 되자. 그럴 때,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실 것이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니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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