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 스트레스의 온도계 - 방광
에니어그램 - 스트레스의 온도계 - 방광
  • cwmonitor
  • 승인 2008.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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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어린아이가 학예발표회 인사말 순서를 맡고 나더니 목소리가 변했다. 평상시에는 수줍어하고 자기 표현력이 부족하다 싶었는데 성경을 돌려 읽는 시간에 모든 성도들이 깜짝 놀랄 만큼 큰 소리를 내게 된 것이다. 그런데 몇 주가 지나가도 그 목소리가 원래의 목소리 보다 너무나 흥분 상태로 격앙되어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것은 어떤 현상일까.

인간은 이완과 스트레스를 반복하면서 삶을 살아간다. 예를 들어 소변을 오래 참으면 심한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게 되고 배설을 하게 되면 시원하게 이완하게 된다. 인간에게 있어 이완은 두말할 필요 없이 방광이 편해질 때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이완이 될 때 사람은 농담도 하게 되고 유모어나 위트가 살아나게 된다. 소변이 심하게 마려운 상태, 또는 그에 준하는 스트레스 상태에서 어찌 농담이 나오겠는가.

인간에게는 누구나 방광 스트레스가 있다. 그러나 동물은 방광 스트레스가 없다. 배출에 대해 신경 쓸 필요가 없이 살기 때문이다. 인간은 기저귀를 벗기 시작하면서부터 마음대로 배설할 수 없게 되고 배설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받게 된다. 그것은 어린아이에게 있어 엄청난 스트레스일 수밖에 없다.

시간을 정해야 하고 이부자리에 싸면 안 된다는 강박적 압력을 받게 된다. 과거에는 이웃집에 가서 소금 받아오라는 식의 수치심을 통한 훈련을 했었다. 이런 수치심이 감성영역에 깊이 각인 될 때 남들은 다하는 데 (오줌을 가리는 데) 나만 못하고 잘못됐다는 강박에 시달리게 된다.

그것은 끊임없이 손을 씻는 - 나는 쉽게 더러움에 노출된다는 공포에 시달리는 결벽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1번 유형). 또는 나는 안 될 거야, 이번 시험에 나는 떨어질 거야, 이번 유행성 감기에 나는 걸리게 될 거야.....하는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언어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6번 유형의 특성)

이불에 오줌을 싸놓고도 끝가지 안 누었다고 우기면서 자기 방어를 하는 공격성의 에너지를 가진 아이들은 자기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잘못할수록 큰소리를 내는 인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8번 유형). 방광은 라디오와 같이 사회적 채널이라고 한다. 그것은 세상과 함께 반응해야할 인간 삶의 도리와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 채널이 안 맞을 때, 방광에 심한 장애가 있을 때 세상에 적응하기 어려워진다.

항상 딱딱하거나 유연성이 떨어지는 꽉 막힌 삶이거나(6번 유형) 그 반대로 강한 자에게 심하게 아부와 아첨을 하면서 약한 자들을 무조건 멸시하는 비열한 속물근성을 나타나게 된다(3번 유형). 그들은 거미처럼 그물을 치고 약자들이 걸려들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무자비하게 잡아먹는다. 즉 포식자의 논리를 가진 존재인 것이다. 요즘의 한국사회는 바로 그런 거미에 걸려든 약자들의 신음 소리가 충만하지 않은가.

개인이나 사회의 천박성은 고정된 관념으로 세상을 보는 데 있다. 삶과 세상은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는 데 변화의 흐름을 무시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자기 무지에 다름 아닐 것이다.

이것은 인간의식의 중병 가운데 하나이다. 그래서 유연성의 거부를 보수주의라고 강변하는 한국사회가 슬프다. 통치자로서의 철학도 인간의 자존감도 없이 오직 경제, 경제 하면서 상황을 호도하고 뒷북을 열심히 치고 있는 모습도 애달프고 그에 따라 환호하고 울부짖는 국민의식은 더욱 절망스럽다.

남북으로 나누어 진 것도 서러운데 나라를 지역으로 나누고 경제로 나누고 종교로 찢어 놓는 이 땅의 현실은 요도가 막혀 소변을 못 누는 중환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라 전체가 모든 분야에서 요동치고 있는 것은 자기중심이 잡히지 않은 사람이 국가의 중심 포인트에 있을 때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이다.

이런 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는 지혜다. 그 지혜는 예민하게 상황을 관찰하고 순간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함이다. 그러나 지혜는 잔뜩 소변이 마려운 것처럼 긴장되어 있고 오직 돈 하나에 목을 매다는 터널시야를 가진 사람과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다. 유연성의 지혜는 과거에 매이지 않고 막연한 미래의 환상에 지금을 팔지 않는다. 바로 그 지혜가 살아나야 삶도 경제도 신명의 새바람이 일어날 것이다.

다시 처음으로 가자. 앞의 어린이의 경우는 처음으로 큰 무대에 서게 되었고 공연을 위해 특별한 분장을 하게 되었다. 대중 앞에 서게 될 때의 심리적 압박은 실제로는 소변이 나오지 않으면서도 화장실을 자주 가게 한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알 것이다. 그것은 스트레스 상황을 인식하는 장기가 방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광을 퍼포먼스 파워 장기라고도 하는 것이다.

아이의 큰 목소리는 현재까지도 퍼포먼스 에너지가 해소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무대에 세울 때 이런 심리적 이해와 배려, 그에 따른 치유의 지혜가 있어야 한다. 방광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흥분된 에너지가 뿌리가 되어 진정한 자신감을 가진 아이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발꿈치와 두 무릎, 그리고 방광의 깊은 이완 작업을 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병창 목사(시인·진달래교회moam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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