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 에너지의 균형과 조화
에니어그램 / 에너지의 균형과 조화
  • cwmonitor
  • 승인 2009.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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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망은 남녀의 차이가 없다. 자기 보존을 위한 생존 본능, 다양한 인간관계를 지향하는 사회적 본능, 일대 일의 관계를 추구하는 성적 본능은 남녀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에니어그램은 남녀를 구분하지 않는다. 다만 표현 방식에 있어서 남자들은 여성들보다 공격적이고 특히 여성에게 억압적인 방식을 사용해왔다고 볼 수 있다.

에니어그램은 인간이란 ‘나’이어야 할 뿐, 그것을 남녀로 나누고 어떤 유형으로 나누어 우월과 열등으로 파악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통찰을 강조하고 있다. 인간은 다만 차이가 있을 뿐 어떤 유형이 더 우월하고 빛나는 것이 아니다. 에니어그램을 통해서 얻어지는 지혜중의 하나는 삶의 풍요함이란 인간마다의 차이에서 나온다는 사실이다.

각자의 생각과 느낌의 차이를 서로가 존중하기 시작할 때 인간의 야만성은 극복된다. 성숙한 사회란 각자의 다양한 태도와 의견을 존중하는 사회일 것이다. 거기에는 우월한 사람도 열등한 사람도 없다.

야만의 사회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존중할 줄 아는 자기 예의가 없는 인간들의 사회다. 자기 예의를 모르는 사람들은 자신의 내적 혼란을 여과 없이 상대와 사회를 향해 투사한다. 이 공격적인 투사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온갖 형태로 억압하는 정치권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인간의 갈등은 자신 안에서 에너지의 충돌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것은 남성성과 여성성의 에너지, 생각과 느낌과 행동의 에너지가 충돌을 일으킬 때 발생한다. 그 충돌이 인간 에너지의 균형을 어떻게 방해하고 있고 성격으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가를 에니어그램은 통찰해 주고 있다. 에너지의 균형과 조화는 인간의 개인적 세계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계 속에서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 개인과 집단의 의식은 전체 세계에 구체적 현실로 나타나게 된다.

예를 들어 여성과 아이들을 억압하고 가난한 자들이 구조적으로 못사는 사회는 에너지의 균형이 깨어진 사회다. 에너지의 시스템이 무너질 때 평화가 깨어지고 사회적 갈등과 투쟁이 발생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누구에겐가 잘 보이려고 애쓰는 것도 상대의 관심 에너지를 끌어오려는 시도에 다름 아닌 것처럼 한 사회와 국가 간의 관계 역시 에너지 쟁탈전과 다를 바가 없다.

현대 사회는 인간에게 너무나 큰 긴장을 주는 사회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인간으로서의 자연적인 생명력이 약화되다 보니 온갖 스트레스성 질환에 시달리면서 살아가고 있다. 최근에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깨달은 것은 그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솔직하고 긴장에 시달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나는 인간에게 있어 삶의 질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 쟁취하기 위해서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때로는 방어적으로 자신을 무장한 채 살아가는 삶이란 두려움의 에너지가 지배하는 삶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미래에 대한 걱정과 과거에 대한 회한 속에서 우왕좌왕하는 문명세계 사람들의 삶이 과연 문명적인 것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흑인 농부들은 길가에 앉아서 쉬고 있는 나에게 인사하고 악수의 손을 내밀고 떠나갔다. 광야에서 자동차가 고장 났을 때 어디에선가 소리 없이 나타난 사람들은 원으로 둘러서서 내가 떠날 때까지 장시간 동안 나를 지켜주고 말없이 사라졌다.

한국 땅에서 나는 그런 경험을 해본 적이 없었다. 낯선 이방인에게 아무 말 없이 도움을 주던 사람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나는 눈시울이 뜨겁다.
인간의 원초적 두려움과 긴장은 성격의 뿌리와 같다. 그것은 내적 불일치, 곧 인간 존재의 균형과 조화로움을 깨뜨리고 깊은 인간관계를 방해하고 있다.

사람들은 거절당 할까봐 두려워 먼저 손을 내밀지 못하고 상대의 눈치를 본다. 왜 그럴까. 그것은 자신이 자신의 가슴 속에 들어가는 것을 스스로 두려워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내가 나를 두려워하고, 믿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하고, 사랑할 줄 모르기 때문에 인간은 내 손에 쥐고 있는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나누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삶이란 내가 나로 바로 서는 성장의 기회이다. 내가 나로부터 자유로운 존재가 되는 여정이다. 그것을 자아실현이라고 말한다. 그 길을 가기 위해서, 나에게 주어진 무한한 잠재력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먼저 내가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지혜에 귀를 기울이는 자는 복이 있다.

이병창 목사 (시인·진달래교회moam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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