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삶 / 위대한 용서와 사랑
더불어 사는 삶 / 위대한 용서와 사랑
  • cwmonitor
  • 승인 2009.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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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미 해병대 전투기가 엔진 결함으로 샌디에고 외곽에 있는 한 가정집에 추락한 사고가 있었다. 조종사는 극적으로 비상 탈출하여 목숨을 건졌지만 가정집에 있던 생후 2개월과 15개월이 된 두 아기와 아내 그리고 산후조리를 위해 한국에서 미국을 방문 중이던 장모가 사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일가족을 잃은 윤동윤(37)씨는 조종사와 국가를 상대로 잘잘못을 따지고 얼마든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윤씨는 샌디에고 글랜애비 공원묘지에서 열린 영결식에서 극한의 고통 중에도 담담한 모습으로 “사고를 낸 전투기 조종사를 원망하지 않으며 그를 용서합니다.”라고 말해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 뿐이 아니다. 그는 오히려 많은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조종사를 위로하며 사람들에게 당부했다.

“나는 그를 탓하고 싶지 않습니다. 조종사가 고통당하지 않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그는 이 나라의 보물입니다. 그는 사고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입니다.”

복받치는 슬픔 때문에 중간중간 말을 잇지 못하던 윤씨의 회견을 들으며 미국과 한국의 주요 언론 취재진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그 뿐만 아니라 감동적인 회견 후 많은 성금이 답지 하자 후원금 전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그의 말이 또 우리들의 심금을 울렸다.

“아내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고, 아내의 전도로 교회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아내와 딸, 장모님을 데려가신 것으로 알고 또 아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압니다. 아내는 생전에 기부를 즐겨했습니다. 그런 아내의 뜻을 따라 후원금 전부를 기부합니다.”

이보다 더 큰 사랑과 용서가 있을까?

사랑의원자탄운동본부에서는 손양원 목사님의 헌신적인 사랑을 바탕으로 구성한 창작극 ‘용서를 넘어선 사랑’을 전국 순회공연 중에 있다. 일제강점기와 해방직후 여순반란 사건으로 인해 공산당에게 두 아들을 잃는 큰 환난을 당한 손양원 목사님. 그는 두 아들 동인과 동신의 순교 후에도 애절한 절규로 감사기도를 드린다.

그리고 ‘원수를 사랑하라’는 하나님 말씀 앞에 두 아들을 죽인 사람을 용서하는 것은 물론 그를 양자로 받아들인다. 손양원 목사님의 삶은 그야말로 사랑 그 자체였다. 애양원에서 문둥병 환자 환부의 피고름을 입으로 빨아내며 그 아픔을 위로하는 위대한 사랑을 보여주었고, 신앙의 지조를 지키기 위해 ‘신사참배거부’라는 죄명으로 5년간 복역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그리고 6.25 전쟁으로 모든 사람들이 피난을 갈 때 자신만은 하나님의 전을 지키겠다며 결국 애양원에 남아 순교하셨다. 그런 손양원 목사님이 오늘 무대에서 다시 환하게 살아나시어 우리 앞에 오셨다. 극중에서 원수를 아들로 입양하려는 손양원 목사님과 이를 거부하는 딸과의 갈등은 오늘날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서로의 잘못을 용서하기 싫어하는 한국교회의 갈등을 연상하게 한다.

과연 우리 중에 아들을 죽인 원수를 양자로 삼을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 예수님께서도 자신에게 채찍질하고 조롱하며 십자가에 못 박는 이들을 위해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라고 고통 중에 기도하며 그들을 용서하셨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사회는 ‘사랑의 부재’라는 심각한 병을 앓고 있다. 예수그리스도를 따른다는 한국교회는 진정한 용서와 그리스도의 사랑실천 부재로 비난을 받고 있다. 명예와 권력욕에 용서는 없고 서로 비난하며 자신의 입지만을 세우려하는 추한 꼴을 너무나 자주 보이고 있다.

성경은 우리에게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고 가르치는데 우리는 마치 귀를 막고 서 있는 사람들 같다. 손양원 목사님의 사랑의 원자탄 ‘용서를 넘어선 사랑’을 통해 메말라가는 한국교회와 이 땅에 다시금 그리스도의 용서와 사랑이 가득하길 소망해 본다.


김양원 목사 / 사랑의원자탄운동본부장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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