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는 비정규직 법안처리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사회권은 인간적인 삶의 조건을 보장하는 국민적 권리로 정의될 수 있으며 노동 관련 권리는 사회권의 핵심영역이라 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일자리는 가장 중요한 것이고 특히 노동자들에게는 일자리가 생존 기반이기 때문이다.
10년 만에 다시 찾아 온 경제위기. 이번 경제위기의 충격은 그대로 노동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쳐 현재 실업자 수가 1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1998년 겪었던 외환위기 당시에는 대기업 정규직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었었다.
그런데 이번 경제위기에는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노동자 그리고 영세자영업자 등과 같은 주변의 노동자 집단에 대해 집중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었고 특히 항상 고용 불안정에 놓여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7월부터 시행되는 비정규직 법 때문에 1차적인 고용조정 대상으로 취급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사회 취약한 고용위치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아 국가적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비정규직의 경제적 보상과 관련해 임금을 정규직과 비교해 보면 2008년 3월~2009년 3월 기간 동안 정규직의 월 임금은 3% 증가한 반면 비정규직의 월 임금은 오히려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같은 조건하에서 작업을 하는 근로시간을 고려하여 시간당 임금을 산출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비교할 경우에도 비정규직의 시급 수준이 정규직 대비 60.4%에 그치고 있다. 사회보험과 근로기준법의 적용에 대해서도 2009년 현재 비정규직의 37.6~40.9%만이 사회보험의 혜택을 받고 있어 여전히 절대 다수의 비정규직이 사회보장체계로부터 배제되고 있으며 정규직에 비해서도 그 수혜 비율이 거의 절반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한다.

정규직 비정규직 그리고 고용주 모두는 대한민국의 한 배를 타고 있다. 큰 파도를 만나 누구를 바다로 던질 것인가? 고민해야 할 때다.
타인을 바다로 던질 생각을 먼저 할 것이 아니라 나의 짐부터 줄이는 생각을 하는 것이 최고의 해결책이 아닌가 싶다. 실업자,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 노동자, 고용주 모두가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중요한 기둥들이다. 어느 기둥이든 뽑히거나 무너지면 결국 모두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다.

고린도전서 12장 25절에는 “몸 가운데서 분쟁이 없고 오직 여러 지체가 서로 같이하여 돌아보게 하셨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히브리서 10장 24절에서는 “주안에서 한 형제자매로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라”고 하셨으며, 사도행전 20장 35절에서는 “범사에 너희에게 모본을 보였노니 곧 이같이 수고하여 약한 사람들을 돕고 또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라고 하셨다.

로마서 15장 1절에서는 “강한 자가 마땅히 연약한 자의 약점을 담당하라”고 명령을 하신다. 이제 누구를 먼저 바다에 던지고 내가 살까하는 생각을 버리고 우리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찾아야 할 때다.
어떻게 사랑을 실천할 것인지, 어떻게 서로 나누고 섬길 것인지를 생각해 보자. 먼저 나의 물건을 바다에 던지는 자세를 가질 때 힘들고 어려운 경제위기가 극복 될 뿐 아니라 함께 행복해지는 미래가 열릴 것이다.


김양원 목사
사랑의원자탄운동본부장
국가인권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