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 결핍의 동기? 성장의 동기?
에니어그램 / 결핍의 동기? 성장의 동기?
  • cwmonitor
  • 승인 2009.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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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삶을 대하는 심리적 동기에 대하여 에이브라함 매슬로우는 결핍의 동기와 성장의 동기로 구별한다. 인간이 신경증적 강박에서 자유로워지고 자신의 충동기제에 대한 두려움에서 해방되려면 결핍의 동기에서 성장의 동기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통찰을 그는 제시해 주고 있다. 무엇인가 있어야 하고 채워져야만 행복할 것이라는 결핍의식은 인류의 원죄와 같은 깊은 두려움으로 인간을 억압하고 있다.

이런 결핍의식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항상 자신의 안전과 의지할 곳을 찾기 위한 도피처로 종교를 이용한다. 그들은 더 많은 행복의 조건들을 달라고 애원하고 매달린다. 자신감을 달라고, 우울증을 거두어 달라고, 돈을 달라고, 자식을 일류대학에 합격시켜 달라고…. 수많은 요구 조건만 있을 뿐, 정작 자기 존재를 발견하고 탐욕과 이기심을 극복하고 영적 진보를 보이는 데는 전혀 관심 없는 사람으로 한 생애를 마감할 수 있다. 이러한 행태는 자기 자신과 자기 문제의 주변만을 끊임없이 맴도는 것일 뿐, 하나님과의 진정한 관계로 진입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예수만 믿으면 모든 인간의 세속적 욕망까지 충족시켜 준다는 식의 약속이 하나님을 향한 근원적 갈망을 대체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지 않은가. 예수는 돌로 빵을 만들라는 물질우선주의와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한 기적과 세속적 권력을 얻기 위하여 머리를 조아리라는 사탕의 요구를 단호하게 거부하였다.

파스칼 브뤼크네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잃어버린 교회 안의 사람들은 실제로 ‘대리 신’을 섬기고 있다는 통찰을 보여주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소비는 타락한 종교, 즉 사물의 끝없는 부활에 대한 믿음이다. 이 믿음의 교회는 슈퍼마켓이고 복음은 광고이다.”

인간의 욕구 충족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신, 내가 원하는 일들이 이루어졌을 때만 감사 예물을 바치는 사람들의 종교는 대체종교, 이른바 구약성서가 지적하는 바알신의 종교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사람들은 한쪽 날개로만 하늘을 날려고 하는 새와 같다는 통찰을 에니어그램의 날개 이론은 잘 말해주고 있다. 두려움을 두려워하는 머리형 인간들은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그런데 문제는 두려움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터널 시야를 가진 것처럼 항상 자신의 두려움을 응시하면서 거기에 머무르게 된다는 사실이다.

모든 것을 자기 의지대로 통제하려는 사람은 더 큰 통제 속으로 자기 자신을 몰아넣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모든 것을 자기 방식대로 옳게 하려는 1번 유형 같은 사람은 결국 자신의 독선 때문에 자기 파멸이 일어났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자신이 옳지 않았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될 것이다.

인간은 자기만의 삶의 원칙이 있다. 그것이 결핍의 동기에 근거한 원칙이라면 눈먼 원칙이고 빨리 버려야 할 낡은 원칙이다. 알 껍질 속의 새는 껍질을 깨고 빨리 나와야만 한다. 알껍질 안에서 근시안의 눈으로 만난 하나님과 그 껍질 밖에서 만난 하나님은 차원이 다를 것이다. 그 껍질이 나를 억누르고 있는 성격이고 강박이고 낡은 의식이며 육적 본성이다. 눈앞에 당면한 하나의 괴로운 상황을 피하고 끊임없이 밀려오는 수많은 욕망들을 채우기 위해서 급급해 할 때 우리는 반복해서 자기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어리석음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이 모든 어려움의 원인과 실체를 알고자하고 그것들을 문제 삼고 있는 나 자신을 깊이 문제 삼는다면 삶은 또 다른 차원으로 이행하게 된다. 바로 그 때 믿음은 삶의 낡은 틀을 깨부수고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길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인간은 신적 생명을 나누어 받은 존귀한 존재이며 내 삶의 근본은 하나님이며 나라고 하는 존재와 이 우주가 하나님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는 인식과 체험을 붙잡는 사람은 결핍으로부터 자유하다. 그는 온전히 자유롭다. 이 순간에 주시는 숨 하나만으로도 충만하다. 믿음은 이런 자유로운 존재와 삶을 위한 전제 조건일 때 빛이 난다. 이 때 엄마에게 떼를 쓰는 어린아이 같은 행태가 끝이 나고 정상적인 믿음의 여덟가지 성장 단계가 펼쳐지게 된다(2베드 1장 참조). 성장의 동기로 삶을 살아가는 성숙한 길이 펼쳐지게 된다. 결핍 때문에 분주한 삶이 아니라 삶의 모든 조건과 상황이 나를 위한 성장의 동기로 삼는 사람은 어느 곳에 있어도 행복한 삶이다. 그런 사람만이 ‘지금 여기’에 있는 사람이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 이 점을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 내 적으로 서 있는 사람은 모든 장소에서 그리고 모든 사람 곁에서 똑바로 서있다.
그러나 내적으로 또 바로 서 있지 않은 사람은 모든 장소에서 그리고 모든 사람 곁에서 똑바로 서있지 못한다. 내적으로 똑바로 서있는 사람은 실로 자기 안에 하나님을 모시고 있는 사람이다. 진리 안에서 하나님을 똑바로 모시고 있는 사람은 모든 장소에서, 길에서, 모든 사람 곁에서, 교회 안이나 황무지나 작은 방에서나 똑 같은 정도로 하나님을 모시고 있다. 그리고 그의 모든 행동은 그가 스스로 행동한다기보다는 차라리 그 안에 계신 하나님께서 행동하시는 것이다.”

인생을 결핍의 동기로 살아가는지 성장의 동기로 살아가는지 자신을 살펴보자. 어떤 동기의 하나님을 섬기고 있는지 다시 확인 해 보자.

이병창 목사

시인·진달래교회
moam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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