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를 위한 수근거림
검지만 고운 머리카락과
상처 받으나 하얀 네 살결은
흙과 바람이 빚은 어여쁜 모순
가느다란 어깨로 우주를 들어 올리려는
모반 후에도
눈도 깜박하지 않았지
원시의 동산에서 절대 화음으로
바람부는 산하를 건너온 빛나는 금관악기
너는
티끌 묻어도 아름다운 손으로
싱싱한 아침을 깨워 대지를 차리는 식탁
벌거벗은 혀로
지구의 찬흙을 피돌기로 만들어 내는
가장 은밀한 휴식
수밀도 같은 네 젖줄과
질투로 흘리는 눈물도
천사와 악마가 깔깔 웃는 귀여운 모순
이브, 너 위대한 소품
약한자여
그러나
세상을 만드는 자여
김옥엽
김옥엽시인은 동양문학, 시조문학으로 등단하고,시동인 <여백>, <갈채시>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시집<파아란 울음의 뿌리>맛�상재했다.시인은 한편의 시속에 많은 사유의 편린을 직조 한다. 빛나는 지성의 내밀한 독백을 듣는것처럼 진지한 사유의 탐색이 시인의 시편속에 내재되어 있다.그것은 여성성이 갖는 세밀한 감성아라기 보다 남성성이 갖는 담대함과 굵은 사유의 깊음을 보여준다.목회자의 사모로서 섬김의 삶의 분주한 일상속에서도 꾸준히 작품활동을하는 귀감의 여인이다.위의 시 역시 이브가 지닌 삶을 추적하며 죄악의 화신이지만, 한편으로세상을 만드는 위대성을 잘드러내주고있다. 시인은 다른 여러 시에서 보여주었듯, 씨줄과 날줄의 언어를 구사하는 재주를 지녔다.더욱 견고하고 든든한 결실의 시작 활동을 기대한다.[배명식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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