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사시는 88세의 한 할머니가 계신다. 지난 12월 구강암으로 건강이 악화되어 요양병원에 입원하고 계신다. 10여 명의 성도들과 함께 오랜만에 심방을 가게 되었다. 음식을 제대로 드시지 못해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그런데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몹시 수척해진 할머니께서 겨우 일어나 앉으시면서 함께 간 사람들의 이름을 다 부르시면서 그동안 자기에게 해준 고마운 일들을 낱낱이 말씀하신 것이다. 병문안을 두 번째 오신 분들에게는 특별한 감사도 잊지 않으셨다. 일일이 손을 잡고 비비시며 고맙다고 눈물을 지으시는 할머니를 통해 어르신들을 공경해야할 이유를 또 하나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급속히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그에 따라 노인복지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해 7월1일 시작된 "노인장기요양제도"는 노인을 둔 가족들의 부담을 크게 줄여 주었고, 방치된 노인들에게는 현실적으로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노인들의 새로운 일거리 창출에도 많은 기여를 하는 등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통해 어르신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 제도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현장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너무나 많이 지적되고 있다. 등급판정에 있어서 형평성 논란, 정작 도움이 절실히 필요함에도 소외되는 현상, 보건복지가족부, 건강보험공단 실무자들의 지나친 규제로 경직된 업무처리, 또한 재가 서비스의 경우 방문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 수급자를 확보하지 못해 문을 닫는 경우도 벌써부터 생겨나고 있다. 개인사업이긴 하지만 고령사회의 문제해결을 위해 재가요양기관의 활성화를 위한 적절한 보완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1년 동안 나타난 여러 문제점을 시급히 보완하고 개선하여 고령사회에 문제없는 노인복지제도로 정착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고령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국가의 주요 이슈로 부각되는 문제들도 있다. 장기적으로 청년 노동력의 감소와 숙련된 노령인구의 일자리 부족현상이다. 6.25 전쟁 후1955-1963년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는 약 712만 명으로 15%의 거대 인구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2010년부터 55세 정년퇴직 연령이 되어 은퇴가 본격화 된다면 노동력 부족 등 심각한 사회문제화가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또한 조기은퇴는 조세부족으로 인한 정부 재정의 악화와 이후 세대의 조세부담이 늘어날 것이고 제조업 등 각 분야의 숙련된 노동력을 대체할 인력 부족으로 노동생산성과 기업경쟁력 감소 그리고 조기은퇴 세대 중 일부는 취약계층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재하지 못할 것이다.

그에 따라 차원 높은 고령자 일자리 창출, 고령자 친화형 산업육성을 통한 실버산업 활성화 등이 필요하고 조기 은퇴자들의 직무경험을 살릴 수 있는 중소기업 및 기타 사업장의 확대를 위한 대대적인 지원과 은퇴세대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제도적으로나 구조적으로 노인복지가 안정되게 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 그러나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 마태복음 25정 40절에 주님께서는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 라고 말씀하셨다.

성도들의 사소한 것까지 기억하시는 할머니와 같이 주님께서는 나의 모든 삶을 기억하고 그에 따라 상급을 준비하신다. 그러기에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은 지금 내 이웃에 있는 소외되고 외롭게 지내는 어르신들에게 내가 먼저 관심을 갖고 사랑을 나누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