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와 도내 12개 시·군의회가 최근 일제히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는 가운데 수감대상 지자체 각 부서엔 "오전을 피하라"는 행정사무감사 괴담이 돌고 있다.
시·군 공무원들이 행정사무감사 일정에 이처럼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다름아닌 언론보도 때문이다.
시·군 신문기자들은 사건·사고를 제외한 일반기사 원고마감시간이 오전 또는 오후 1-2시다 보니 행정사무감사 취재가 오전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시·군 각 부서는 기자들이 행정사무감사장을 찾는 오전시간을 가급적 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자들이 행정사무감사장 기자석에 앉아 있을 때 시·군의회의원들의 발언 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2일 오전 도내 한 지자체 행정사무감사장에 기자들이 들이닥쳤다(?).
수감 대상 부서장의 얼굴이 일순간 변했다.
이어 의원들의 질의 강도가 달라졌고 감사장엔 긴장감이 더욱 감돌았다.
시·군 각 부서에서 행정사무감사 일정이 가급적 오전이 아닌 오후에 배정되길 바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 오후시간은 아무래도 생리상 나른해질 수밖에 없는 것도 한 이유다.
한 지자체 공무원은 "기자들이 행정사무감사장 기자석에 앉아 있으면 의원들의 발언 강도가 달라지는 것은 물론 질의 시간도 길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의원들로선 아무래도 언론보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심정도 이해는 간다"고 말했다.
또 시·군 기획(감사)실의 경우 대부분 가장 먼저 행정사무감사를 받는 것도 적잖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
기획실은 부서 순서상 첫날 가장 먼저 행정사무감사를 받다보니 역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일쑤다.
실제로 한 지자체의 경우 행정사무감사 일정상 당초 기획실이 가장 먼저 수감대상이었으나 사정상 다음날로 일정이 변경돼 다른 부서가 대신 가장 먼저 행정사무감사를 받으면서 언론의 표적(?)이 된 것을 두고 "괜히 매를 먼저 맞았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청주=뉴시스】
한 지자체 기획실 관계자는 "행정사무감사 일정에서 첫 번째 순서가 기획실이어서 부담이 크다"며 "기획실 직원들 사이에선 해마다 열리는 행정사무감사 부서별 일정도 순서를 바꾸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