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영화 대상받은 1급 시각장애인 감독
인권영화 대상받은 1급 시각장애인 감독
  • 뉴시스
  • 승인 2009.12.0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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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영화 찍는 시각장애인 감독

 1급 시각장애를 안고 있는 20대 영화감독이 눈 먼 아이의 고달픈 하루를 다룬 가슴 찡한 작품으로 인권영상전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주인공은 올해 나이 27살의 영화감독 노동주씨.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그는 올해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사무소가 주최한 '2009 인권영상 공모전'에서 '한나의 하루'라는 작품으로 30여 경쟁작을 누르고 대상의 기쁨을 맛봤다.

지난해 '당신이 고용주라면 시각장애인을 채용하시겠습니까?'라는 작품으로 우수상을 탄 데 이어 2년 연속 작품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한나의 하루는 시각장애인 한나의 하루를 영상에 담은 23분짜리 중편 극영화로, 한나는 토요일 낮 12시 자신이 좋아하는 오빠의 전화를 받고 시내로 향한다. 오빠를 만난 한나는 식당에서 차별을 느끼고, 영화관에서도 소리가 전부인 영화를 접하게 된다.

그러다 오빠가 급한 전화를 받고 시내 한복판에 한나를 두고 떠나는데, 이후 한나는 하루종일 보지 못하고 '보여지기만 한 하루'를 보내게 된다. 작가는 한나의 두렵고 외로운 감정을 영상의 마지막 부분에 잔잔한 감동으로 담았다.

'영화찍는 시각장애인'인 노씨가 희귀병인 다발성경화증을 앓기 시작한 것은 고교 2학년 때. 중추신경계 손상으로 일어나는 면역체계 이상 질환으로 시력 상실, 언어 장애, 하지 마비 등이 주된 증상이고, 자칫 영구 마비도 가져올 수 있는 무서운 병이다.

예고없이 찾아든 병마에 그는 결국 자퇴했고, 이후 2년간 힘겨운 투병생활을 이어갔다. '평범한 삶'을 동경하던 그는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문에 섰으나 1년만에 한 쪽 눈을 잃었고, 졸업할 무렵에는 나머지 반쪽마저 실명했다.

절망에 빠져 있던 그는 우연히 시청자미디어센터를 찾았다가 영상지원 프로그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어릴 적부터 '영화 광'이던 그는 그 길로 6mm 카메라의 세계에 빠져 들었다. 지난해 이후 완성한 작품만도 모두 3편.

"앞을 볼 수 없으면서 영상을 담을 수 있을까"라는 주위의 편견, 자신과의 싸움을 딛고 그는 당당히 다큐제작에 성공했고, 이번엔 극영화로 전국 공모전까지 휩쓸었다.

노씨는 "상금 200만원은 암으로 투병중인 어머니의 병원비로 사용할 계획"이라며 "여력이 되고, 여건이 닿는다면 장편영화를 찍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모전에서는 '한나의 하루' 이외에도 화물연대 광주지부 박종태 제1지부장의 자결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특별하지 않은 사람 박종태'가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모두 19편이 입상했으며, 시상식은 10일 광주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세계인권선언 제61주년 기념행사와 함께 열린다.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등 총 6편은 DVD로 제작돼 인권교육과 방송 프로그램용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송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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