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를 사랑한다는 공감대로 뭉친 ‘걸프렌즈’(감독 강석범)는 문어발식 연애를 유쾌하게 풀어낸 로맨틱 코미디다. 강혜정(27), 한채영(29), 허이재(22)에게 동시에 사랑받는 행운은 배수빈(33)이 차지했다.
9일 서울 삼성동 COEX 메가박스에 걸프렌즈와 단 한 명의 보이프렌드가 나타났다.
배수빈은 “세 여자에게 동시에 사랑을 받는 역할에 당위성을 부여해야 하는데 장동건 선배나 이병헌 선배처럼 잘생기지 못해서…”라며 “내가 갖고 갈 수 있는 최대의 무기인 진심과 귀염성 있는 캐릭터 위주”로 설득력을 부여했다.
TV드라마에서도 그렇고, 영화에서도 슬쩍 옴 파탈의 기질이 엿보인다. 배수빈은 “나쁜 남자고 되고픈, 뭔가 좀 시크해지고 싶은 욕망을 영화에서 표출했다”지만 “실제로는 세 여인들에게 항상 구박받는 그런 동네오빠”라고 털어놓았다.
강혜정, 한채영, 허이재 중 누가 이상형에 근접한가란 질문에도 선뜻 답하지 못했다. “여기서 꼽게 되면 뒤로 가서 구박을 당하거든요”라며 양해를 구했다.
그런데도 세 여자의 화살표를 동시에 받는 배수빈은 이 상황이 기쁘기만 하다. “각기 다른 매력의 세 여자가 한 남자를 좋아하는데 그게 나라니, 상상만으로도 즐겁고 유쾌한 일이 아닌가 싶다”며 허허실실했다.
반면, 걸프렌즈들의 태도는 달랐다. 영화는 영화일 뿐, 현실이라면 용서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채영은 “현실이랑 영화는 많이 다르지 않느냐. 꿈꾸지만 하지 못하는 것을 영화로 표현하는 것이 영화”라고 구분했다. “내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러면 안 되겠지만, 연기로는 그런 것을 꿈꾸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란 생각이다.
강혜정은 “현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죽이든지 죽든지 둘 중 하나”라며 강경했다. “혹여나 이런 일이 일어나더라도 사람을 해치는 일 없으면 좋겠다”는 농반진반이다.
허이재는 “현실적으로 좀 과장되고 일어나기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관객들이 보기에 불쾌하거나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전했다. “판타지가 좀 섞인 유쾌한 내용인 것 같다.”
영화 걸프렌즈는 17일 개봉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