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엄마 손숙·약한 딸 추상미 '가을 소나타'
강한 엄마 손숙·약한 딸 추상미 '가을 소나타'
  • 송윤세 기자
  • 승인 2009.12.1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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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가을소나타

손숙(65)과 추상미(36)의 연극 ‘가을 소나타’는 사랑하는 방식을 모르는 모녀의 갈등을 다룬다.

영화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탐구해온 스웨덴의 잉마르 베르히만(1918~2007) 감독의 1978년 작품이 토대다. 어머니 샬롯(손숙)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딸 에바(추상미)가 재회한 뒤 빚어지는 갈등을 사실주의적 표현기법으로 그려낸다.

잘 나가는 엄마 샬롯은 부모로서가 아닌 여자로서, 피아니스트로서 인정받기를 바라는 자기애가 강한 인물이다. 손숙은 “45년이 넘게 예술가로 살아온 샬롯은 엄마로는서는 무척 서툰 여자다. 자기 나름대로 딸을 사랑하지 않지만 사랑의 방식에는 문제가 많다”고 소개했다.

에바는 이런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피해의식으로 열등감에 사로잡힌 채 내면이 뒤틀렸다. 추상미는 “엄마와 관계에서 상처가 있는 딸이다. 딸은 엄마와 화해를 시도하려 한다. 하지만 경험이 있는 분들은 알겠지만 내면의 상처가 쉽게 아물지는 않아 엄마를 몰아세워 떠나가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가을소나타는 두 모녀, 에바의 남편 빅토르(박경근), 장애가 있는 샬롯의 둘째딸 엘레나(이태린) 등 4명만으로 작품을 끌어간다. 최대한 두 모녀의 양가 감정을 부각시켰다. 2개의 방과, 주방, 거실 등 단절된 공간은 각 인물의 심리적 고립감을 표현했다. 심플한 무대의 조명은 손숙과 추상미 두 여우가 고요하지만 팽팽한 심리대결을 세밀하게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이 모녀는 계속 갈등상태를 유지하지는 않는다. 이번에는 해결이 안 됐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용서와 화해를 암시하고 있다. 박혜선(38) 연출은 “두 모녀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갈등의 화해를 다루는 희곡과 달리 두 모녀의 애증관계를 풀어내는 화법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장애가 있는 샬롯의 또 다른 딸을 계기로 모녀가 숨긴 고통과 상처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하나씩 서로 이야기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인간이 한꺼번에 변할 수는 없다. 다음에는 더 나아지지 않을까라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10일부터 내년 1월10일까지 서울 동숭동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3만~5만원. 1544-1555, 1588-7890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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