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연탄길'은 가난 이야기가 아닙니다
뮤지컬 '연탄길'은 가난 이야기가 아닙니다
  • 이재훈 기자
  • 승인 2009.12.11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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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연탄길’은 가난이 아닌 진실에 대한 이야기다.”
▲ 뮤지컬 '연탄길'

 
지난달 28일 개막한 뮤지컬 ‘연탄길’의 프로듀서 강현철(34·조아뮤지컬컴퍼니 대표)씨는 10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도 어렵지만 유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도 어렵다”며 “400만부 이상이나 팔린 작품을 뮤지컬로 만드는 것이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연탄길’은 소설가 이철환(47)의 동명 산문집이 토대다. 가난하지만 마음이 따뜻한 이웃들의 실제 이야기를 담았다. 이씨가 야학교사로 일하며 학생들에게 전해들은 감동적인 이야기를 묶은 책이다. 총 3권이 나왔으며 400만부 이상 팔렸다.

이번 공연은 원작의 120여 에피소드 중 독자들의 호응이 특히 높은 6개를 묶어 4개의 스토리로 재구성, 옴니버스 형식으로 꾸몄다. 특히, 각 에피소드의 연결고리 구실을 하는 ‘해설자’를 등장시키는 유기적 구성을 취했다.

중국음식점에서 일어나는 눈물겨운 자장면 이야기, 비가 새는 지붕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 엄마가 오랜 세월 청소부로 일해 온 대학에서 교수가 된 딸, 월급이 밀려 돈을 꾸러 온 친구의 가슴 짠한 사연, 눈이 불편한 딸을 위한 어린 엄마의 이야기 등이 뮤지컬로 생생하게 재현된다.

이씨는 “평소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쓰는 이야기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책에 등장하는 가난은 진실을 이야기하기 위한 배경일 뿐”이라고 밝혔다. “차가운 땅에 누워서도 꿈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연탄길을 통해서 전하고 싶은 진실은 착하고 바른 것만이 아니다. 때로는 화내고 다투고 화해하는 것도 진실의 일면이라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다.”

이씨는 “우리 집 앞마당에 꽃밭이 없다고 세상에 꽃밭이 없는 것이라 단언할 수는 없다”며 “뮤지컬로 옮겨진 연탄길이 삶의 핵심인 진실을 잘 담아내 흡족하다”며 웃었다.

극본과 작사를 맡은 유혜정씨는 “원작의 정신에 위배되지 않도록 노력을 많이 했다”며 “120여가지나 되는 에피소드 중 가족의 사랑, 친구들 간의 우정, 이웃 간의 정 등으로 주제를 분류해 4장으로 추렸다”고 전했다.

옴니버스 형식이라 극이 단절될 수 있는 위험도 있다. 유씨는 “극을 유기적으로 엮을 수 있도록 사회자를 등장시키고 모든 이야기를 신촌이라는 지역에서 벌어지는 것으로 설정, 너무 단절되지 않도록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박상우 연출은 “표현방법이나 극의 구조보다 배우가 얼마나 진실성을 담고 있는지를 염두에 두고 연출했다”며 “기존 뮤지컬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함이 아닌 진실함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밝혔다.

오픈 런으로 공연되는 ‘연탄길’은 서울 초동 명보아트홀 하람홀에서 볼 수 있다. 뮤지컬배우 오승준, 조순창, 박은영, 라미란, 고원석, 박성환, 임선애 등이 함께 한다. 4만5000원. 02-584-2421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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