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경제분야 부별심사 마지막날인 15일 회의에 참석한 각 정부부처들이 장관들의 '무더기 결석'으로 인해 여당 위원으로부터 호된 핀잔을 들었다.
이날 저녁 정회 뒤 다시 열린 예결위에서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의원들의 질의 답변이 이어지는 도중 발언을 통해 "국무위원석을 보니 장관은 기획재정부, 교육과학기술부, 노동부 3명만 있다"며 "다른 장관들은 어디 갔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차 의원은 이어 "여당 의원들만 있다고 생각해 당연히 집안일이라고 생각하느냐"며 "이런 식으로 예결위를 진행해도 되겠느냐"고 따졌다.
장관들의 부재를 꼬집는 지적은 또다시 이어졌다. 차 의원은 대통령 업무보고나 해외 출장 등의 불가피한 사유가 아니면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오늘 아침 국무위원들 출석현황 제출한 표를 보니, 이 표에 의하면 환경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금융위원장을 빼고는 다 현장에 계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각 부처 및 기관들을 일일이 부르면서 장관들이 현재 어디있는지를 따져묻자, 대신 자리를 지키고 있는 차관 등은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모임이 있다', ‘내일 대통령 업무보고가 있다'는 등 해명을 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차 의원은 이에 "장관들이 꿋꿋하게 계셔야 야당 의원들이 감동하는 것 아닌가. (야당 의원들이) 가뜩이나 여러 박탈감을 갖고 있고 약점을 잡으려고 하는 분들인데 (장관들이 이처럼) 들락날락거리면 되겠나, 감동을 주셔야지"라며 "사정을 들어보니 빠진 장관들이 별 이유도 안되는 것 같은데 빨리 자리를 채워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정부 입장을 평소 치열하게 대변해왔던 나로서는 장관들이 계셔야 면목이 서는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이에 심재철 예결위원장도 "장관이 없는 부서는 연락해서 즉시 확인해 보고해달라"며 "빨리 자리를 채우도록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야당 위원들의 불참 속에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열었던 이날 예결위에는 회의 시작 1시간30분 뒤 야당 위원들이 뒤늦게 참석했지만, 또다시 오후 정회 후 저녁 7시께 재개된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아 결국 여당 의원들만의 단독국회로 끝을 맺었다.
이에 심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이 없는 가운데 부별심사가 진행돼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일 없었으면 한다"며 "민주당은 4대강 관련 요구를 수용한 다음 계수조정소위를 마련하라고 한 반면,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하기는 곤란하고 계수소위에서 4대강은 제외하고 다른 것부터라도 먼저 하자고 제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야당의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또 "민주당의 3가지 요구를 한나라당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해 승강이가 벌어졌고, 그러면 오늘 저녁 자리도 참여할 수 없다고 해서 모양 사납게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다음 회의는 계수조정소위 구성과 관련해 오는 17일 오전 10시에 열기로 하고 회의를 종료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