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의 대선 부정 항의 시위,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의 인종 폭동, 아프가니스탄 대선에서의 부정 발생, 팝 황제 마이클 잭슨의 돌연한 사망. 이 사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통 언론이 아니라 트위터라는 신생 사회네트워킹시스템에 의해 뉴스 전파가 주도됐다는 점이다.
지난 6월12일 치러진 이란 대선은 당초 개혁파 후보 미르호세인 무사비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간에 팽팽한 접전이 치러질 것이란 예상과 달리 아마디네자드가 일방적 승리를 거둔 것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이란의 변화를 바랬던 개혁파 지지자들은 선거에서 대규모 부정이 저질러졌다며 곧바로 대규모 항의 시위를 시작했다.
시위가 시작된 지 며칠만인 6월20일 테헤란에서 항의 시위에 참여했던 네다 솔탄이라는 27살 여성이 가두행진 도중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 이란의 선거 부정과 무자비한 항의 시위 진압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을 한층 강화시킨 네다의 사망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 것이 바로 트위터이다.
당시 이란은 외국 기자들의 취재를 통제하는 언론을 손발을 묶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동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휴대폰을 이용해 전송하는 현장 중계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140자 이내의 간단한 내용을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는 트위터는 현장 접근이 어려웠던 AP, 로이터와 같은 세계 유수의 통신사나 CNN과 같은 거대 뉴스 전문 방송을 제치고 이란 대선 부정 항의 사태를 세계에 알리는 첨병으로 떠올랐다. 당시 미 국무부는 시스템 정비를 원하는 트위터 측에 이란 사태의 파악을 위해 정비 계획을 연기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례는 7월 일어난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의 인종 폭동 사태에서 똑같이 재현됐다. 지난 7월5일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일어난 한족과 위구르족 간의 인종 폭동 사태를 가장 먼저 전한 것 역시 트위터였다.
중국 관영 매체들이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발생한 인종 폭동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을 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트위터를 통해 인종 폭동 발생 사실을 알렸고 일단 인터넷에 게시된 이후에는 순식간에 세계로 전파됐다.
지난 6월 마이클 잭슨의 갑작스런 사망과 8월 아프간 대선에서 자행된 대규모 부정 소식 역시 트위터를 통해 세계로 전파됐다.
트위터는 140자의 짧은 소식을 휴대폰 등을 이용해 인터넷에 올리는 미니블로그 형식이다. 짧은 내용이어서 충분한 정보를 전달하는데 미흡하다는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휴대폰과 인터넷이 결합했다는 점과 실시간 검색을 통해 빠른 전파력을 갖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06년 처음 등장한 트위터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었다. 서버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사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애쉬턴 커처, 브리트니 스피어스, 윈프라 오프리와 같은 유명 연예인들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트위터를 이용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사용자들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6월 이란 대선에서 정통 언론들을 제치고 이란에서의 선거부정 항의 시위를 알리는데 첨병 역할을 하면서 급성장했다.
트위터 측은 트위터 사용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온라인 분석회사 컴피트사는 미국 내 트위터 사용자 수는 지난 11월 현재 2240만 명,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 트위터 이용자 수는 지난 10월 583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년 전이던 지난해 11월의 450만 명과 지난해 10월의 440만 명에 비하면 비약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트위터의 기업 가치는 올들어 불과 몇 달 사이에 10억 달러 상당으로 크게 불어났다.
트위터의 급부상은 페이스북과 같은 사회네트워킹시스템의 급부상 속에서도 2009년 가장 두드러진 현상이었다. 2009년이 트위터의 해였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란 시위 사태나 중국 신장·위구르 인종 폭동 등에서 알 수 있듯 트위터는 새로운 풀뿌리 언론이라는 언론의 새 유형 등장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언론매체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과거의 일방향 형식이 아니라 쌍방향의 정보 제공과 전달이 자리를 잡을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트위터는 이란 시위와 중국 인종폭동 사건을 거치면서 급성장했지만 10월 이후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검색엔진 '빙'이 트위터와 제휴, 실시간 검색에서 트위터를 검색할 수 있게 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찾았다 할 수 있다. 올해 나타난 트위터의 가능성이 내년에도 계속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