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자 사모의 동화<37>행복한 사람 요셉
박은자 사모의 동화<37>행복한 사람 요셉
  • 박은자 사모
  • 승인 2009.12.2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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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자동화작가 온양 예은교회 사모

“와! 참 예쁘다.”
“그렇군. 요셉의 솜씨는 정말 훌륭해.”
요셉이 만든 작은 탁자를 보고 사람들이 칭찬을 합니다.

“요셉, 탁자가 참 쓸모가 있어 보이는군. 그것을 나에게 팔지 않겠나?”
요셉은 대답대신 빙그레 웃습니다.

“정말 마음에 드나요?”
“그럼. 마음에 들고말고. 나에게 판다면 값을 후히 쳐 주겠네.”

그 사람은 요셉이 만든 탁자가 정말 마음에 드나 봅니다. 하지만 그 탁자는 팔수가 없습니다. 그 탁자는 마리아에게 선물을 하려고 정성을 다해 만든 것입니다.

“이 탁자는 팔수가 없어요. 선물을 하려고 만든 것이랍니다.”
“선물이라고? 누가 받을지 그 사람은 참 좋겠군. 혹시 자네와 정혼한 마리아인가?”
마리아라는 이름이 나오자 요셉의 얼굴이 환해집니다.

“그런가보군. 마리아라면 요셉에게 그런 선물을 받을 만해.”
“맞아요. 마리아는 참으로 아름답고 정숙한 사람이에요.”

“마리아만 그런가? 요셉도 훌륭한 사람이야.” “그래요. 두 사람 모두 좋은 사람들이에요. 마리아와 요셉은 정말 잘 어울려요.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살 거여요. 아, 얼른 결혼식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요셉의 얼굴엔 싱글벙글 웃음이 가득합니다. 요셉은 일이 끝나자마자 마리아를 만나러 갈 생각입니다. 마리아 역시 일을 끝내고 자신을 만나러 올 요셉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마리아는 지금 올리브나무 숲에서 요셉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요셉의 마음이 더 급해졌습니다. 방금 완성을 한 탁자를 등에 진 요셉은 마리아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마리아는 이미 올리브나무 숲에서 요셉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리아는 기쁨에 찬 얼굴로 요셉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요셉이 만든 탁자를 소중하게 어루만집니다. 그런 마리아 모습을 바라보는 요셉의 마음에 기쁨이 넘칩니다.

목수인 요셉, 그는 나무를 만지는 일을 좋아했습니다. 나무를 깎고 다듬어 무언가 만드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마리아를 만난 후에는 자신의 직업이 더 소중합니다. 마리아가 필요한 물건들을 만들어다 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요셉은 마리아를 위해 아주 많은 것들을 만들었습니다. 작은 그릇도 만들었고, 장신구를 담을 수 있는 보석함도 만들었습니다. 이제 마리아와 함께 사용할 침대도 만들 생각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마리아가 아기를 가졌다는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요셉은 자신들의 사랑을 질투하는 사람들의 소행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화도 내지 않고 웃으면서 넘겼습니다.

그러나 그 소문은 사실인 것처럼 은밀하게 자꾸 퍼져 나갔습니다. 사람들은 아기의 아빠가 당연히 요셉일 거라고 말했습니다. 요셉은 화가 났습니다. 마리아도 그런 소문에 대해 분개를 할 것입니다. 요셉은 그런 소문을 낸 사람이 몹쓸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요셉은 아무래도 마리아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셉은 일을 하다 말고 마리아에게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마리아가 다른 때와는 사뭇 다릅니다. 이상하게도 마리아 몸에서 광채가 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과는 달리 요셉을 보고 그리 반가와 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가만히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할 뿐입니다. 마치 두 사람의 관계가 멀어진 느낌이었습니다. 요셉은 마리아에게 물어볼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마리아를 만난 순간 요셉은 소문이 거짓이 아니라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요셉은 돌아섰습니다. 그런 요셉을 마리아가 불렀습니다.

“요셉, 나에게 아무 것도 묻지 않고 가나요?”
그러나 요셉은 마리아에게 얼굴을 보일 수가 없습니다. 마리아를 잃은 슬픔도 감출 수 없었고, 마리아가 다른 남자의 아기를 가진 것도 용서할 수가 없었습니다.

슬픔과 분노를 이기지 못한 요셉은 한참동안 숲을 뛰어 다니다가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하지만 일이 손에 잡히지가 않습니다. 다른 남자의 아기를 가진 마리아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마리아와 정답게 지내던 일을 생각하자 다시 슬픔이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요셉은 생각합니다. 이제 마리아가 임신한 사실을 확인했으니 마리아와 정혼했던 약속은 조용히 끊어야겠다고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요셉은 참 의로운 사람입니다. 요셉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당장 마리아가 곤경에 처하도록 했을 것입니다. 여러 사람들 앞에서 마리아를 비난했을 것입니다. 마리아가 임신한 것은 자신과 무관한 일이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날 밤, 막 잠이 든 요셉을 찾아 온 이가 있었습니다. 누구일까요?
꿈에 요셉을 찾아 온 이는 주님의 사자입니다. 주님의 사자가 찾아와 요셉을 불렀습니다. 깜짝 놀란 요셉은 얼른 일어나 공손히 엎드렸습니다. 주님의 사자가 요셉에게 말합니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마리아 데려오기를 무서워하지 말라. 마리아에게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된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을 거야. 아기의 이름을 예수라고 해라. 예수는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이다.

이런 모든 일이 일어나게 된 것은 주님께서 선지자에게 하신 말씀을 이루려 하심이다.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지 않았느냐? 임마누엘을 번역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 함이니라.”

주님의 사자가 말을 하는 동안 요셉은 너무 놀라 단 한 마디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잠에서 깬 요셉의 마음에 기쁨이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아,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니… 백성을 죄에서 건질 구원자 예수를 나의 아내 마리아가 잉태하다니…”

요셉은 마리아에게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마리아를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다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마리아가 임신한 아기의 아버지는 요셉이었군.”
“그럼 그렇지. 마리아는 정숙하고 순결한 여자야.”

사람들의 말에 요셉은 싱긋 웃습니다. 요셉은 마리아를 바라보기만 합니다. 마리아가 아기를 가지기 전에는 더러 마리아의 손을 잡은 적이 있지만 이제는 손도 잡지 않습니다. 마리아가 아기를 낳을 때까지 마리아를 섬길 생각입니다. 요셉은 더 열심히 일합니다. 이제 곧 아기가 태어날 테니까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이름 예수를 아들로 두게 된 요셉, 그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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