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삼성그룹회장 사면에 대하여
이건희 전 삼성그룹회장 사면에 대하여
  • 임종권 편집국장
  • 승인 2009.12.31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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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연말 특별사면 및 복권이 31일자로 실시되었다. 이러한 재벌에게 특혜를 베푸는 이유에 대해 법무부는 "이 전 회장에 대한 특별사면 및 특별 복권을 통해 현재 정지 중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자격을 회복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 2018년 동계올림픽의 평창 유치를 위한 보다 나은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현재 우리나라는 2018년 동계올림픽을 평창에 유치하기 위해 세 번째 경쟁에 뛰어들었으나 활발하게 유치활동을 펼칠 수 있는 IOC위원이 문대성 선수위원 1명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본격적인 유치경쟁이 예상되는 내년 2월 밴쿠버 IOC총회가 한 달 여밖에 남지 않아 이 전 회장의 IOC 위원 자격 회복을 도와 적극적인 유치활동에 나설 필요성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동계올림픽 유치에 이건희씨의 도움이 절실한 것 외에 법무부는 "이 전 회장의 사면을 바라는 올림픽 유치위원회, 강원도민, 체육계, 경제계 등의 청원을 반영하고, 국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이건희씨를 사면하는 이유에 대해 국익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법치국가의 국민들이라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한 개인에 대한 지나친 특혜라는 점에서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정부의 이번 조치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우리 현실을 다시 한번 국민에게 확인시켜 준 것에 대해 실망스러움을 넘어 국민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주고 만 꼴이돼버렸다.

 정부는 이건희씨 사면을 놓고 동계 올림픽이 가져다 줄 이익이 법질서를 무너뜨림으로써 국민의 좌절감으로부터 초래될 국가적 이익보다 더 클 것인가 아니면 국가의 더 나은 미래에 큰 해를 끼치는 악재로 작용할 것인가를 꼼꼼히 따져보았는지 의문이다.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민주주의이며 법치국가이다. 이 이념의 핵심은 만인의 평등이다.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독재국가이며 제왕국가와 다름이 없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재벌국가라고 하는 말이 나온 것도 우연이 아니다.

지금까지 온갖 범죄를 저지른 재벌들의 사면복권이 당연시 되어 온 우리 풍토에서 서민들은 정부도 재벌도 신뢰하지 않을뿐더러  속된말로 모두 한통속이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국민들은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에 대해서 돈 많은 사람들만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로 인식하고 있다.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법치국가의 원칙이 충실하게 지켜져야 한다. 이런 식으로 이건희씨를 사면복권 시킨다면 이는 많은 재벌들의 범죄행위를 정당화 시켜주는 길을 열어 주는 것에 불과하며 결국 재벌은 법을 초월하는 특수한 신분의 존재가 될 것이다.

이미 우리사회에서 돈 많은 사람들은 법 위에서 살고 있다고 여겨지고 있다. 게다가 재벌들이 계속 권력의 특혜를 받아 치외법권적인 지위를 누리게 된다면 앞으로 우리나라는 불의와 불법이 판치는 저질 국가가 되지 않겠는가. 국민들이 너도 나도 법을 어기고 비양심적인 행동을 하고도 뉘우침이나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나라의 꼴이 어찌되겠는가.

당장 동계 올림픽을 열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법의 원칙과 법 앞에 만인 평등의 정신을 지켜나가는 것이 곧 국가의 가장 큰 이익이 될 것이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권력의 신뢰성이 회복될 때 투명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이뤄지는 법이다. 이는 국민들이 바라던 선진국가의 이상이 아니겠는가.

민주주의 원칙 아래 법질서를 지키고 평등 사회를 구현해 나가는 것이 바로 정부의 사명이며 의무일 것이다. 권력은 바로 이러한 원칙에서만 행해져야 하며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을 받은 대통령은 이러한 가치에 충실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국가의 이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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